다시 불붙은 '국민차' 전쟁…중형세단 얼굴·심장 바꿔 돌아왔다

입력 2018-11-26 10:54  

SUV에 밀려 인기 식은 중형세단
시장 점유율 10%대로
상품성 강화해 옛 명성 되찾기 나서
더 뉴 말리부·신형 쏘나타 등 출격




국산 중형 세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와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 등에 밀려 ‘국민차’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위축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산 중형 세단의 시장 점유율은 13.0%에 그쳤다. 2010년 처음 20% 벽을 넘은 뒤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레저 열풍과 디젤(경유) 차량 인기로 SUV가 부상하면서 인기는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시장 최강자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쏘나타는 올 1~10월 5만5321대 팔렸다. 전년 동기(6만8925대)와 비교하면 19.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세단 SM6는 41.8% 급감한 1만9882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GM 말리부(1만3582대)의 경우 전년 동기(2만8471대) 대비 반토막 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산 중형 세단이 위축된 건 SUV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SUV는 기존 ‘승용차는 곧 세단’이라는 공식을 깨고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올 1~10월 SUV 신차 등록대수는 57만2129대(레저용 차량 포함)로 세단(57만4968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게다가 소형 SUV는 사회 초년생 첫차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1만2998대 규모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10만대(10만7295대)를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상품성을 강화하는 등 ‘중형 세단 살리기’에 본격 나섰다. 승용차 뿐 아니라 렌터카와 택시, 법인 차량을 감안할 때 놓칠 수 없는 시장이란 판단에서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한국GM이다. 이 회사는 3년 만에 바뀐 더 뉴 말리부를 이날 공식 출시했다.

더 뉴 말리부는 새 옷을 입고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을 바꿨다. 1.3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아 배기량을 줄이면서 출력을 유지하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했다. 2.0 가솔린 터보와 1.6 디젤 엔진 라인업도 마련했다.

회사 측은 더 뉴 말리부가 전북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초 신형 쏘나타를 선보인다. 판매량 감소에 내부 위기감이 커지자 출시 시기를 앞당겼다. 신형 쏘나타는 새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감성적인 스포티함)’를 반영한 첫 차량이 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2.0 가솔린 CVTC 엔진을 단 SM6 프라임을 판매 중이다. 트림(세부 모델)별로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와 뒷좌석 열선 시트,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등을 기본 적용했다.

김태준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은 “SM6 프라임은 세단에 맞춘 파워트레인, 선호도 높은 옵션(선택 사양), 2000만원 중반대 가격이 장점”이라며 “중형 세단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형 세단은 가장 규모가 커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으로 꼽힌다”며 “신차 효과에 옛 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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