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개월째 막힌 중국…게임업계, '베트남' 겨냥

입력 2018-11-26 10:58   수정 2018-11-29 15:26

베트남 게임시장 연평균 30~40% 고성장
스마트폰 보급률 84%, 모바일게임 인기
"현지화 전략·글로벌 트렌드 적극 반영해야"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해 국내 게임시장 성장을 이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게임시장 규모는 국내시장의 5%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20~30%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로 국산 게임의 자국 수출을 금지하면서 베트남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

2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게임산업 매출은 4억9000만달러(약 5511억원)로 전년 대비 33.6% 성장이 예상된다. 2017~2021년 기준 연평균 21.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25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산업은 12조원 규모로 베트남의 20배에 달한다. 다만 연평균 5% 성장세가 꺾이며 향후 1%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게임매출의 70% 이상은 해외에서 나온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은 연간 1조5000억원(전체 수출액의 40%) 규모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중국 게임시장은 40조원 규모로 글로벌 게임시장(155조원)의 25%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해 초 사드 보복 조치로 국내게임에 대한 자국 시장 영업 허가권(판호·版號)을 내주지 않으면서 국산 게임의 중국 수출은 20개월째 막힌 상태다. 다행히 과거 출시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이 선전하고 있지만 기존 게임의 인기가 사그라들 경우 국내 게임산업의 매출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 온라인 총량제를 발표하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온라인 총량제는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고 신규 온라인 게임 허가를 축소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정부가 적극 나서자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한달 만에 60조원이 증발했다.



반면 베트남은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롭다. 베트남은 한국의 4위 교역국으로 지난해 기준 양국간 교역액은 305억6000만달러(약 34조9000억원)로 확대됐다. 규모로는 중국(2384억달러)의 13%에 불과하지만 성장세는 중국의 2배에 달한다. 더욱이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아지고 있다. 실제 베트남축구 국가대표 박항서 감독을 홍보대사로 임명한 삼성전자의 경우 65인치 이상 TV 매출이 1년만에 2배 넘게 오르기도 했다.

베트남은 다른 동남아시아와 달리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국민의 84%가 스마트폰을 보유하면서 모바일게임이 전체 시장의 60%(2억9200만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중국, 3위 일본과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인기 있는 PC온라인게임은 전체 시장의 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PC와 인터넷 보급률이 낮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성공한 국내 게임들 대부분도 모바일게임이다. 웹젠의 뮤 오리진,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가 대표적이다. 2015년 출시된 뮤 오리진은 2016년 3월 현지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서머너즈 워의 경우는 글로벌 원빌드를 통해 현지 서비스를 진행하며 지난해 말 앱스토어 2위를 달성했다.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베트남시장에 신작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시장에 맞는 게임개발과 마케팅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성은 모험·액션 게임을 여성은 캐주얼·액션 게임을 선호하는 성향을 고려해 개발해야 하고, 지역 퍼블리셔의 영향이 큰 만큼 그들과의 협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베트남은 세계에서 인구가 13번째로 많은 국가로 중위 연령 30.1세인 젊은 국가"라며 "베트남 국민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이 빠르다. 현지화 전략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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