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쏘카, 올해만 1000억 유치…렌터카 1000대 더 늘린다

입력 2018-11-26 17:59  

이재웅 대표 '공격 경영' 질주

알토스벤처스 등서 자금 수혈
시장 지배력 높이려 공격 투자

"운송 플랫폼 회사로 진화 기대"
출범 7년 만에 기업가치 7천억



[ 이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26일 오후 4시23분

국내 1위 차량공유업체인 쏘카가 350억원의 벤처자금을 수혈해 차량 1000대를 더 늘리기로 했다. 쏘카는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사진)가 올 4월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출범 7년 만에 기업가치가 7000억원을 넘어서 차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량 1000대 확대

26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최근 증자를 통해 알토스벤처스 등 두 곳의 VC로부터 350억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지난 4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600억원을 넣은 뒤 7개월 만에 다시 증자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쏘카의 기업가치는 7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015년 3000억원에서 3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쏘카는 단기 렌터카 방식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2012년 서비스 개시 후 차량 1만1000여 대와 고객 435만 명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주차공간 확보와 보유차량 확대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단기적으로 손실을 보더라도 그린카, 링커블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시장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에서다. 쏘카는 이번에 유치한 350억원으로 보유 차량을 1000대 더 늘릴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알토스벤처스는 쏘카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카셰어링업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2015년 11억달러(약 1조2400억원)에서 2024년 65억달러(약 7조34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벤처업계 대부인 이 대표가 쏘카에 ‘올인’하면서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며 “쏘카가 운송 플랫폼 회사로 진화할 수 있다는 기대에 이번 투자에도 VC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재웅의 공격적 사세 확장

쏘카는 이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VCNC를 인수해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출시했다. 타다는 기사가 배정된 렌터카(11인승 승합차)를 고객이 빌려 타는 방식이다. 요금은 택시보다 20~30% 높지만 운전자 수당을 시간제로 책정해 ‘배차 거부’를 차단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쏘카와 타다를 양대 축으로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자율주행 및 정밀지도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쏘카에 적용해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쏘카는 차량 데이터를 제공해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돕는 ‘윈윈’ 전략이다. 자율주행이 정착되면 운전자 비용을 줄여 차량공유 서비스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를 자체 확보해야 하는 카셰어링 업종의 특성상 손익분기점(BEP)까지는 갈 길이 멀다. 초기 투입비용이 커서 매출이 늘수록 적자 폭이 늘어나는 구조다. 설립 이후 총 178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은 쏘카는 BEP 달성 전까지 적극적인 추가 투자 유치로 고비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쏘카의 2대 주주(28%)인 SK그룹도 든든한 우군이다. 세계 3위 승차공유업체 그랩에 투자하기도 한 (주)SK는 지난해 쏘카 말레이시아법인에도 100억원의 자금을 보탰다.

VC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주유소, 멤버십 등 카셰어링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무형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쏘카는 규모가 커질수록 SK와 시너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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