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여파…중국 세번째 항공모함 계획 차질

입력 2018-11-27 11:48   수정 2018-11-27 11:52


중국의 세번째 항공모함 건조 프로젝트가 무역전쟁 영향으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중국의 기술 탈취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면서 2030년까지 4개 항공모함 함대를 갖춘다는 중국의 군사굴기 계획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기사에서 중국이 차세대 항공모함의 함재기로 검토 중인 ‘젠-15’ 전투기 엔진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중국은 새 항공모함에 미국의 최신 핵추진 항공모함 USS제럴드포드와 같은 전자기식 항공기 사출 시스템(EMAL)을 장착할 계획이다. 항공기의 마모와 파손을 줄이고 짧은 시간에 더 많은 항공기를 이륙시킬 수 있는 것이 EMAL의 장점이다. 그러나 함께 설계해야 하는 함재기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중국이 항공모함에 맞춰 개발한 젠-15 전투기는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제 수호이-33를 본떠 기체를 설계했으나 엔진 기술은 이전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엔진을 장착했으나 결함이 있어 지금까지 최소한 4차례 추락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4월엔 지상에서 이착륙 훈련 도중 조종 계통이 고장 나면서 사고가 발생해 29세 조종사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올해도 젠-15 추락 사고로 40대 조종사가 중상을 입었다. 미국의 최첨단 F-35 전투기 기술을 해킹해 개발중인 J-31(젠-31) 전투기도 있지만 엔진에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기존에 적용했던 ‘WS-10’ 엔진을 개량한 ‘WS-10H’를 개발했지만 이번에도 엔진 수명이 짧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WS-10H 엔진은 수명이 1500시간으로 기존 WS-10 엔진의 800시간보다 두 배 정도 길다. 그러나 4000시간 이상의 수명을 자랑하는 미 F-18 전투기의 F414엔진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SCMP는 중국이 2030년까지 4개의 항공모함 함대를 가동할 계획이지만 국방 예산 삭감으로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도 의식하고 있다. 익명의 관계자는 SCMP와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 해군은 또 한 다른 형태의 신형 항공모함도 건조할 계획이었으나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연기됐다”며 “베이징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된 것을 의식해 미국을 더 자극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와 개조한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2012년 취역했으며, 첫 자국산이자 두번째 항공모함인 001A함을 지난 5월 시험 운항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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