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수료 인하에 실적 '빨간불'…"각사 내년 순익 최대 150억 줄 수도"

입력 2018-11-27 12:38   수정 2018-11-29 15:40


여당과 정부가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카드사의 내년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27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수수료 인하로 각 카드사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비관적으로 가정하면 각사별 순이익이 최대 150억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당정협의를 열고 신용카드 수수료 우대 가맹점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내년 1월 말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로 카드사의 실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KB증권은 카드수수료 개편안의 근거가 된 가맹점 수수료 순인하여력(연간 8000억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의 가맹점수수료 수익(9조981억원) 대비 8.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전업 카드사의 연간 영업수익 감소폭은 3.9% 수준"이라며 "산술적으로 가맹점수수료 점유율 기준 각 카드사의 수익감소분은 640억~183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가 183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1530억원), 삼성카드(1310억원), 현대카드(1210억원), 우리카드(770억원), 하나카드(710억원), 롯데카드(640억원) 순으로 추정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전체 가맹점수수료율이 약 20bp(0.2%포인트) 인하될 전망이고, 이는 전체 가맹점수수료의 9~14% 수준"이라며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내년 순이익 감소폭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카드사의 이익 향배가 비용 절감 규모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카드업계와 함께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에서 논의를 거쳐 내년 1월까지 부가서비스 단계적 축소 방안을 위한 기준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 8% 카드자산 증가와 마케팅비 수수료 감소에 따른 비례적 감축을 가정해 각 카드사들의 내년 순이익 감소폭을 32억~67억원으로 추산했다.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67억원)이었고, 국민카드(46억원), 삼성카드(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내년 순이익 감소 전망치가 32억원과 33억원에 그쳤지만 이는 올해 순이익 추정치의 31%, 29% 수준으로 감소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마케팅비 감축 수준이 미미하다는 비관적 전망을 적용하면 카드사별로 내년 순이익 감소분이 최대 63억~15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내년 순이익이 150억원 줄어 은행계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민간소비지출 증가와 신용판매 이용 비중 상승 등으로 신용판매 취급고 성장이 지속되면서 실제 수익감소폭은 현재 추정치 대비 적을 것"이라며 "카드사 이익 향배의 관건은 비용 절감 규모"라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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