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언론사 대표의 10살 된 딸이 50대 운전기사에게 반말을 하며 갑질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명예훼손이라며 유포자를 고발하겠다고 하던 부모는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자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를 꾸짖어 달라"면서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위 사건을 접한 국민들은 10살 아이를 비난하기 앞서 가정교육으로 화살을 돌렸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라는 말처럼 아이를 보면 평소 그 부모가 어떻게 교육을 시키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
한 마트 아르바이트생이 전한 일화는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담고 있다. 정직하지 못한 부모가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훈육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A씨는 마트에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계산하기도 전에 포장을 뜯어서 먹는 사람들, 묶음 상품을 낱개로 사겠다는 사람, 캔맥주를 따서 마시고 빈캔을 찌그려트려 계산대에 올리는 등 다양한 이들을 접해왔다.
일부 미리 개봉하는 손님들은 먹던 제품을 계산대에 올리거나 다 먹고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하기도 한다.
어느 날 마트를 찾은 한 아이 엄마는 장을 보던 중 칭얼대는 아이에게 과자 한 봉을 뜯어줬다.
목이 마르다고 칭얼대자 이번에는 우유를 줬고 엄마가 마트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아이는 과자를 다 먹어 버렸다.
A씨는 그때 보고 말았다.
아이 엄마가 과자 봉지를 편지 접듯 접어서 주머니에 쓱 넣는 모습을. 우유는 4팩 중 3팩이 남아 있어서 티가 났지만 과자 봉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이건 절도 아닌가. 아이가 뭘 보고 배우겠나"라며 "아이 달래느라 급해서 혹은 너무 목이 말라서 먼저 뜯었겠지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계산하고 먹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이 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지불의사가 있으면 절도 아닌데 봉지 접어서 넣은 거면 지불의사 없으므로 절도 성립한다", "아이가 아무리 울어도 절대 안 뜯어준다. 정말 너무 계속 울면 남편한테 일단 이거만 계산하고 계산 완료 스티커 붙여서 다시 들어오라고 한 뒤에 준다. 번거로워도 이게 정상 아닌가", "난 딸기 열어서 몇 개 먹고 한 바퀴 돌아서 빈 거 두고 새 팩 들고 가는 부부 본 적 있다. 그 아이가 어떻게 클지 훤히 보였다", "아기 때부터 단 한 번도 계산 전에 개봉해서 준적 없다. 아이가 아무리 징징대도 '안 돼 계산하고 먹어야지'하면 알아듣는다. 4살 된 아이도 이제 절대 계산 전에 달라 안 하고 본인들이 들고 가서 카운터에 올려놓고 엄마 아빠가 계산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게 바로 교육이다"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마트소유물에 대해서 결제하지 아니할 의사로 물건을 가지고 마트를 이탈한 경우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마트 내에서 음식을 다 먹어서 증거를 없앴다 하더라도 CCTV나 재고현황 등을 증거삼아서 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의성과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 경우 절도죄가 성립되는데 이는 상대방과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이 되는 범죄다. 다만 합의 여부가 양형에 참조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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