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순수전기차 e-트론
미래형 전기車 디자인 제시…AI비서 탑재
[ 박종관 기자 ] 아우디는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사 브랜드 첫 양산형 순수 전기자동차인 ‘e-트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량은 100% 전기로 구동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아우디는 지난 5월 연례 총회에서 2025년까지 전체 판매대수 중 전동화 차량의 비중을 33% 수준으로 높이고, 20종 이상의 전동화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우디는 e-트론을 시작으로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혁신을 품은 파워트레인
e-트론은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장착해 355마력의 강한 힘을 낸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402마력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최대 토크는 61.7㎏·m, 최고 속도는 시속 200㎞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6.6초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5.7초로 줄어든다.
e-트론에 장착된 95㎾h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400㎞가 넘는 거리를 달릴 수 있다. 150㎾의 고속 충전소를 이용하면 30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해 장거리 주행에도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터리를 차량 중앙 하단부에 달아 주행 안정감도 높였다. 주행 중 속도를 줄이는 상황에서 전기 모터로 에너지를 회수하는 기능인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최대 30% 이상의 추가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
e-트론은 미래형 전기차에 걸맞은 새로운 디자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면부에 장착된 ‘플래티넘 그레이 팔각형 싱글프레임’은 이 차량이 순수 전기 SUV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우디는 주행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기역학적 차원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는 사이드미러 대신 장착하는 소형 카메라다. 공기 항력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디자인을 제시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가 탑재된 e-트론의 항력계수는 0.27에 불과하다.
실내 디자인은 철저하게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됐다. 모든 디스플레이를 운전자를 향해 배치하고, 디지털 컨트롤과 디스플레이 장치를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대형 SUV인 만큼 트렁크와 뒷좌석 레그룸(다리를 놓는 공간) 등 실내 공간도 넉넉하게 확보했다.
첨단 안전·편의사양 장착
e-트론에는 다양한 충전 옵션과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가 장착됐다. ‘e-트론 경로 플래너’ 기능은 충전이 필요한 지점을 포함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해준다. 운전자는 ‘마이 아우디’ 앱(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 충전소에서 자동으로 결제할 수 있다. 하이엔드 미디어 센터 MMI 내비게이션 플러스와 LTE 어드밴스트, 와이파이 핫스폿 등은 기본으로 들어갔다.
아우디는 자동차와 고객을 디지털 세계와 통합하는 브랜드 디지털화 전략의 일환으로 e-트론의 MMI 시스템에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를 탑재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자동차와 아마존 계정을 연동하기만 하면 알렉사를 통해 뉴스와 날씨를 확인하고 간단한 식료품 쇼핑을 할 수 있다. 차 안에서 집의 문을 잠그거나 조명을 끄고, 차고 문을 닫을 수 있는 스마트 홈 컨트롤도 제공한다.
e-트론에는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보조 시스템도 대거 장착됐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효율 보조 시스템’은 주행 중 자동으로 에너지를 회수해 주행거리를 늘린다.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옵션을 가동하면 시스템이 차량 운행을 예측해 제동과 가속을 돕는다. e-트론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탄소 중립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e-트론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두 번째 전기차인 ‘e-트론 스포트백’을, 2020년에는 순수 전기 콤팩트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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