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1기 신도시의 작은 아파트가 좋을까 아니면 옆 동네 대단지로 들어서는 아파트가 좋을까? 1기 신도시는 남아 있는 땅이 적다보니 소규모 단지가 들어서는 반면, 1기 신도시 부근에는 대단지로 조성되는 단지들이 제법 있는 편이다. 이들 단지는 1기 신도시의 인프라를 누리는 동시에 자체적인 택지지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1기 신도시인 평촌·분당·산본·일산·중동 등은 1990년대 초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이제는 입주한지 30년이 다 되어 가면서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다. 그렇다고 이를 대체할 새 아파트를 찾기도 마땅치 않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2000년도 이전에 공급된 아파트 비율은 ▲분당 91.55% ▲일산 95.46% ▲평촌 97.69% ▲산본 98.62% ▲중동 99.43% 등으로 높다.
그렇다보니 1기 신도시에서 용도전환이나 빈땅이 개발되면 주목을 받는다.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 청약과열 현상까지 보이곤 한다. 지난 6월 한국가스공사자리가 개발돼 공급된 ‘분당 더샵 파크리버’가 이러한 경우였다. 1순위 청약결과 339가구 공급에 1만934명이 몰리면서 평균 3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C형의 경우 20가구 모집에 1798명이 몰려 89.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당구청 바로 옆자리에는 다음달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 당초에는 시유지 자리에 스포츠시설, 다목적실 등을 갖춘 펀스테이션이라는 건물이 있었다. 성남시가 운영자를 찾지 못해 매각에 나섰고 원활한 매각을 위해 주상복합, 업무, 문화·집회시설로 지구단위 계획까지 변경한 자리다. 이 곳에는 ㈜신영의 자회사인 ㈜대농이 '분당 지웰 푸르지오'라는 이름으로 아파트 166가구를 다음달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 주변으로 탄천이 흐르고 분당중앙공원이 가깝다. 분당선 수내역과 서현역이 모두 도보권에 있다. 무엇보다 기존의 분당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때문에 신도시 옆자리라도 공급되는 아파트에 수요자들을 관심을 갖는다. 지난 5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서 분양한 ‘평촌 어바인 퍼스트’는 평촌신도시와 가까운 자리였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1193가구 모집에 총 5만8690명이 접수해 평균 4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청약가점 만점(84점)자도 나왔다.
1기 신도시 인접지역이라도 새 아파트다보니 시세가 높게 형성되기도 한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11월16일 기준) 안양시 관양동의 ‘평촌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면적 59㎡ 일반평균매매가는 6억9000만원이다. 2013년 분양 당시 가격인 3억5000만원대보다 3억원 넘게 올랐다.평촌신도시에서 집값이 가장 높게 형성된 향촌마을과 귀인마을 아파트의 동일 주택형보다 1억원 이상 가격이 높다.
연말까지 1기 신도시 옆에서 아파트들이 공급된다. 두산건설은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구사거리지구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안양 호계 두산위브’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36~84㎡ 총 855가구로, 이 중 임대와 조합원분을 제외한 41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GS건설은 오는 12월 경기도 고양시 식사2도시개발구역 A2블록에서 ‘일산자이 3차’ 분양에 나선다. 지하 2층~지상 32층, 10개동, 전용면적 59~100㎡, 총 1333가구로 조성된다. 식사지구 일대에 조성되는 7000여 가구 규모의 자이 브랜드타운을 완성하는 단지다.
분당과 가까운 판교 대장지구에서도 잇다라 아파트가 공급된다. 대우건설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지구 내에서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84㎡의 974가구이며 이 중 A1블록은 10개 동, 529가구로 조성되고 A2블록은 8개 동, 445가구 규모다. 판교대장지구 내 A11블록과 A12블록에는 포스코건설이 ‘판교 더샵 포레스트’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84㎡의 990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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