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덕전자와 대덕GDS가 합병을 위한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양사는 다음달 1일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로 새롭게 출범할 수 있게 됐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덕전자가 10월30일부터 11월19일까지 주주들로부터 받은 주식매수 청구권이 약 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덕GDS는 약 230억원어치가 접수돼 두 회사를 합쳐 총 약 232억원의 매수 청구가 들어왔다.
합산 금액이 합병 계약 해제 요건인 850억원에 미달함에 따라 두 회사는 오는 12월1일 합병 법인 ‘대덕전자’로 새 출발한다. 대덕전자와 대덕GDS가 지난 8월8일 1대 1.6072719의 비율로 합병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대덕전자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기업 중 PCB 단일 부품으로 연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기업은 없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대덕전자 5121억원, 대덕GDS 4823억원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994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PCB 기업 심텍(8115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PCB는 부품 간 전기를 통하게 해주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간다.
반도체 패키징에서 스마트폰 메인기판, 통신장비, 플렉서블 기기, 자동차 자율주행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기업을 제외한 첫 ‘종합 PCB’ 업체로서 5세대(G) 및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1만500원, 내년 예상 매출로 1조112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대덕전자는 이날 전일 대비 50원(0.55%) 오른 9120원에 마감했다.
지배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두 회사는 모두 창업자 김정식 회장의 아들인 김영재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대덕전자(지분율 11.74%)를 통해 대덕GDS(대덕전자 지분율 14.85%)를 지배하고 있지만 지분율이 높지 않다. 박 연구원은 “두 회사보다 한 회사일 때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을 넘겨주기 더 쉬운 구조가 된다”며 “내년쯤 증여를 통해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귀띔했다. 9월 말 기준 김 회장은 대덕전자 5.97%, 대덕GDS 9.16%(우선주 18.4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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