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으로 주가부양 의지
팰리세이드·G90 등 신차 출시로
떨어진 주가 반등 계기 마련
[ 장창민/오형주 기자 ] 현대자동차가 2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에 7% 급등했다. 현대차가 실적 부진으로 낮아진 주가를 부양하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10만원대에 단단한 지지선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7000원(7.00%) 오른 10만7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는 이날 보통주 213만6681주와 우선주 63만2707주를 장내에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주식 발행 총수의 1%에 달하는 물량이다. 취득 예정금액은 전날(29일) 종가 기준 2547억원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은 오는 12월3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이뤄진다. 매입이 끝나면 현대차가 보유한 자사주 지분율이 4.1%에서 5.1%로 높아진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지난 4월부터 넉 달간 자사주 소각을 위해 발행주식 총수의 1%가량을 매입한 뒤 4개월여 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취득하는 주식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발행주식의 3%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15년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데 이어 2016년에는 기업 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했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하겠다는 중장기 배당계획도 내놨다. 내년 초부터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아 주주총회에서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을 걱정하는 투자자에게 주가 안정화 의지를 확인시키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현대차의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90’ 등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9만원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회사 측이 자사주를 대량으로 사들여 최소한 10만원 선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을 주주들에게 심어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에서 엔진 결함 리콜과 관련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수입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완전히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장창민/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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