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89년 만에 좌파 대통령 취임 "신자유주의 끝내겠다" 폭탄 선언

입력 2018-12-02 18:27   수정 2019-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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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인상 등 포퓰리즘 공약
주가 대선이후 10% 넘게 하락



[ 유승호 기자 ] 좌파 성향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신자유주의를 끝내겠다”고 말해 경제정책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개혁을 명분으로 추진하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에 대한 시장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평화롭고 질서정연하면서도 깊고 급진적인 변화를 추진하겠다”며 “수십 년간 불행과 재앙을 낳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16차례나 언급하면서 “체제를 바꾸겠다”고 했다. 또 “정부는 더 이상 탐욕스러운 소수의 편에 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전 정부의 석유기업 민영화에 대해선 “석유 생산량 감소를 초래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1929년 이후 89년 만에 탄생한 좌파 대통령이다. 자국 우선주의 성향과 거침없는 언행으로 ‘멕시코의 좌파 트럼프’로 불린다. 지난 7월 대선에서 국가재건운동(MORENA) 노동자당(PT) 등 중도좌파 정당의 통합 후보로 나서 53.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멕시코에선 1929년부터 우파 성향 제도혁명당(PRI)과 국민행동당(PAN)이 집권해 왔다.

그는 취임 전부터 포퓰리즘 정책으로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지난 10월 자체적으로 시행한 비공식 국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이미 3분의 1 정도 지은 멕시코시티 신공항 건설을 취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에는 건설 비용이 60억~80억달러(약 6조7000억~8조9000억원)로 추정되는 마야철도 건설과 노인 연금 2배 인상, 공립 고교 학비 전액 지원 등 10가지 정책에 대해서도 비공식 국민투표를 시행했다. 멕시코 주가지수는 7월1일 대선 이후 10% 넘게 하락했다. 그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듯 취임식에서 “국내외 투자자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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