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 품은 한지 쿠킹호일', "음식에 숯불맛 내면서 연기도 적은 포일 개발"

입력 2018-12-02 18:48  

이달의 으뜸중기제품 - 고려생활과학

전통 한지와 토종 숯 사용
실리콘 코팅 작업 안해 친환경적
전자레인지에서도 사용 편해
미국·싱가포르 등 해외시장 공략




[ 김진수 기자 ]
“여성들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즐겨 먹는 생닭가슴살을 전자레인지에 4분가량 돌리면 육즙이 살아 있는 맛이 납니다. 그 비결은 숯과 한지를 결합한 쿠킹포일(foil)에 있습니다.”

전성훈 고려생활과학 사장(62)이 직접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한 닭가슴살을 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텁텁하지 않고 고소한 맛도 났다. 전 사장은 “알루미늄 포일은 치매 및 발암물질을 유발해 일본과 유럽에서는 마케팅이 금지돼 있다”며 “전통 한지와 토종 숯을 소재로 한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사장은 앞으로 식품업체의 제품에 ‘숯 품은 한지 쿠킹호일’을 함께 넣어 판매하고 온라인 진출뿐 아니라 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친환경 숯·한지 활용한 쿠킹포일

전 사장은 대기업 건설사에 다니다가 1990년 환경오염방지시스템 회사인 신환플랜트를 설립하고 1998년까지 운영했다. 외환위기 때 사업을 접고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 갔다. 그곳에서 카페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다가 2014년 귀국해 재기를 모색했다. 전 사장은 평소 집에서도 숯불 맛을 내면서 연기와 냄새가 적게 나는 친환경 포일 제품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15년 6월 고려생활과학을 설립하고 경기농림진흥재단과 협업을 통해 제품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장기술과제로 뽑힌 데 이어 9월에는 재창업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올초 상품을 내놨다. 어려움도 많았다. 숯은 강원 횡성의 한 제조업체로부터 구했다. 처음에는 숯가루(분말)를 한지와 결합해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숯가루에 열이 가해지자 연기가 많이 생겼다. 생각을 바꿨다. 숯도 한지처럼 만들어 두 가지를 붙이기로 했다. 수소문 끝에 일본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접착제를 구했다. 한지 밑에 숯패드를 붙인 뒤 롤러로 평평하게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숯을 활용한 한지 쿠킹포일은 실리콘 코팅을 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생선 육류 등의 기름을 쏙 빼준다. 프라이팬에 삼겹살을 구워도 포일이 기름을 모두 흡수해 주변에 튀지 않는다. 냄새와 연기 제거 효과도 뛰어나다. 뒤처리도 간단하다. 프라이팬에서 포일만 걷어 내면 된다. 가격은 600원(30㎝×3m) 정도로 종이포일(200원)보다 높지만 알루미늄 밑에 부직포를 붙인 외국 제품(2000원)보다 저렴하다. 전 사장은 “한지는 항균성과 통기성이 뛰어나고 숯은 원적외선을 배출하고 냄새를 제거(소취성)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몰과 해외 진출 추진

판로를 확보하는 게 주요 과제다. 현재 이 제품은 행복한백화점(서울 목동)과 AT센터(서울 양재와 부산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전 사장은 전자레인지에서도 사용하기 편한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전자레인지에서 생닭은 물론 베이컨 연어 고등어 등 다양한 육류와 어류를 익혀도 수분이 증발하지 않고 육즙이 살아 있어 제맛을 낸다”고 강조했다.

닭가슴살 제조업체와 협업하거나 직접 한지 쿠킹포일을 제품에 넣어 판매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싱가포르에 일부 수출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9월 환경부가 주최한 친환경대전에서 주목받아 다음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에코프로전이라는 전시회에도 참여한다.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온라인 몰을 통해서도 공급할 생각이다. 대형 백화점과 내년 입점을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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