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 폭력사태로 번져…마크롱 "폭력 용납 않겠다"

입력 2018-12-03 11:13   수정 2019-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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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계획에 반대해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가 폭력 사태로 격화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2일 오전(현지시간)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의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경찰관과 소방대를 격려한 뒤 총리·내무장관 등을 불러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은 내무장관에게 향후 추가 폭력시위에 대비해 주요 도시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고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에게는 야당 지도자들과 '노란 조끼' 대표단과 회동해 해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는 지난 주말 차량과 건물이 불에 타고 상점 진열장이 깨지는 등 격렬한 폭력 사태로 번졌고 경찰은 진압을 위해 최루탄과 연막탄, 물대포까지 동원했다.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등 고유가 정책, 불평등 심화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는 당초 1일 샹젤리제 거리에서 평화적인 행진을 하려고 했지만 집회는 금세 폭력사태로 번졌다.

일부 과격 시위대는 정차된 차량과 폐타이어, 폐가구 등으로 쌓아놓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 진열창을 깨부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와중에 파리 샹젤리제 거리 인근의 고급상점과 레스토랑, 은행 등의 진열창이 산산조각이 난 가운데 일부 시위대는 상점 안 물건들까지 약탈한 사례도 보고됐다.

파리에 여행을 온 한국 관광객들도 시내에 나가지 못하고 호텔 안에서 고립돼 두려움에 지새우기도 했다.

프랑스 경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6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이 중 최소 133명은 파리 시위에서 발생한 부상자였다. 부상자 중 일부는 시위 현장에 있던 일반인으로, 최루가스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한 내무부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전국에서 약 412명이 연행됐으며, 이날까지 378명이 여전히 심문을 받고 있다. 시위 3주 차를 맞은 지난 주말 시위 참가자 수는 총 13만6000명으로 직전 주의 16만6000명보다는 다소 적었다.

프랑스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를 하려는 시민들 사이에 일부 극우·극좌세력이 끼어들어 폭력시위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 중이다.

파리 외의 프랑스 전역에서 유류세 인하와 고유가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노란 조끼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져 총 7만5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리 외의 다른 곳에서는 이렇다 할만한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가 벌어질 당시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던 마크롱 대통령은 불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그는 지난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관련질문을 받고 "공권력을 공격하고 상점을 약탈하며 시민과 언론인을 위협하는 것, 그리고 개선문을 더럽히는 것은 그 어떤 대의도 정당화될 수 없다. 폭력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란 조끼'(Gilets Jaunes)라는 집회의 별칭은 운전자가 사고를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온 데서 붙여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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