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00L 깨끗한 물 공급
2014년부터 식수 문제 해결 앞장
야자껍질 등 현지 원료 활용한 보급형 필터·가정용 정수기 보급도
[ 김해연 기자 ]
한국형 세라믹 필터기술(옹기필터)이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캄보디아의 식수 문제 해법이 되고 있다.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캄보디아에 ‘한국형 세라믹 필터기술’을 적용한 정수장을 준공했다고 3일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캄보디아 반티민제이주 콥 삼롱마을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현지 주민들도 참석해 깨끗한 식수 공급을 반겼다.
삼롱마을에 들어선 정수장은 4000L 규모로 하루 약 1000명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 운영 중인 기존 정수장과 비교하면 하루 생산량은 두 배 증가했고 정수장 설치비용은 20%가량 절감했다. 이 때문에 생산된 물도 40%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기술원 측 설명이다. 캄보디아는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로 웅덩이나 연못 물을 주된 식수원으로 이용하고 있어 수인성 질병에 노출돼 있다.
이번 정수장 준공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산하 기관인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비롯해 민간단체인 굿네이버스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 필터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3억3000만원을 들여 캄보디아의 식수 문제 해결을 지원했다. 옹기필터는 황토가 포함된 도자기와 숯을 활용해 개발한 수질정화용 필터다. 기술원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캄보디아 토양과 야자껍질 등 현지 재료를 활용한 보급형 필터와 이를 적용한 가정용 정수기를 개발해 가정에 보급했다. 이를 위해 현지에 정수필터를 생산할 수 있는 가마와 장비 등 기반을 구축하고 현지 원료를 활용한 정수필터의 시험 생산도 완료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적정기술 보급지원사업(사업비 1억2000만원)을 통해 한국형 세라믹 필터기술이 적용된 캄보디아 정수장 준공에 힘을 보탰다. ‘적정기술’은 개발도상국 지역의 정치·문화·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주로 물 부족과 질병, 빈곤, 문맹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간단체인 굿네이버스 캄보디아지부도 오지마을의 식수원 자립을 돕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의 기술을 이전받아 정수장 설치 사업을 하고 있으며, 향후 사회적 기업을 통해 정수와 식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광수 한국세라믹기술원 원장은 “한국형 세라믹 필터를 활용한 정수장은 하루 4000L의 깨끗한 식수 공급이 가능한 시설”이라며 “앞으로 한국의 우수한 세라믹 기술을 통해 개발도상국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주=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