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4→0.6%로…수혜 기대
카지노칩 전환액은 3분기 상승
증권업계 "터널 지났다"
기관, 9거래일 연속 순매수
[ 마지혜 기자 ] 기관투자가들이 카지노 운영업체 강원랜드를 집중 매수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카지노 규제 완화로 강원랜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기관 매수세를 끌어모은 주요인으로 꼽힌다.
강원랜드는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00원(1.24%) 하락한 3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세를 보였지만 강원랜드는 11월 이후 뚜렷한 상승궤적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간 강원랜드 상승률은 10.98%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71%)보다 상승폭이 컸다.
기관은 이 기간에 420억9400만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기관 매수세는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9거래일 동안 집중됐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314억6300만원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내년부터 2023년까지 적용되는 ‘제3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지난달 말 발표하기 앞서 이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사감위는 사행산업 매출총량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0.54%에서 0.619%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사행산업 매출총량 규제는 강원랜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카지노(GKL)에서의 매출을 매출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이 담긴 점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총량 증가 효과로 강원랜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내년 1분기부터 5년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강원랜드의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8.3% 늘고 영업이익은 16.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감위 발표 전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인 4.5%와 8.0%보다 높아진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강원랜드 실적이 ‘바닥’을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원랜드의 상반기 실적은 정부의 영업시간 단축 정책, 카지노 채용 비리에 따른 딜러 공백,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대내외 악재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카지노 실적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드롭액(카지노 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201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딜러 부족으로 낮아진 테이블 가동률이 지난 9월 신규 인력 충원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다만 이익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하기를 기대하는 건 섣부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매출총량 규제 완화는 한 번에 이뤄지기보다 5년간 단계적으로 행해지는 것”이라며 “강원랜드 영업이익이 단기간에 급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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