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 '한길' 걸은 마이스 전문가
28년간 500여 학술대회·행사 기획
"한 번 인연 맺은 학회·협회들과
신뢰 바탕으로 꾸준히 관계 이어가"
[ 이선우 기자 ] “20년 넘게 쌓은 인간적인 신뢰가 가장 큰 자산입니다.”
이화정 피플엑스 대표(52·사진)는 4일 광주광역시 광산동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마이스 대상’에서 ‘올해의 마이스인(人)’ 상을 받았다. 이 대표는 시상식 직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규모는 작지만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강한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올해의 마이스인’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발전과 건전한 기업문화 확산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이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경력 28년차의 마이스 전문가다. 1990년 대학원 졸업 당시 유명 대기업 입사 기회를 뒤로하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마이스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1세대 국제회의전문기획사(PCO)인 코리아컨벤션서비스에 입사했다. “학창시절 진짜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했어요. 그러다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짜릿한 성취감을 느끼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우연히 컨벤션 분야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이거다 싶었죠.”
국제회의 전문가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1년 회사를 나와 창업에 도전했다. 당시 이 대표가 직원 3명으로 설립한 회사가 피플엑스다. 이 대표는 “창업이 개인적인 목표를 실현하고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눌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국마이스협회 이사(2005년), 한국PCO협회장(2009년) 등을 맡으며 대외활동에 적극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지금까지 이 대표의 손을 거쳐간 행사는 어림잡아 500건. 이 대표는 연간 10~15건의 크고 작은 학술대회와 국제회의를 진두지휘한다.
이 대표는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인간적인 신뢰를 가장 중시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20여 년간 꾸준히 관계를 이어오는 학회와 협회가 여럿이다. 1992년 인연을 맺은 가정의학회와는 2012년 아시아태평양학술대회에 이어 올해 3000명 규모의 세계학술대회를 열었다.
투명 경영은 창업 때부터 줄곧 고수하고 있는 경영철학이다. 이직률이 높은 마이스업계에서 피플엑스는 직원들의 근속 연수가 높기로 유명하다. 전체 직원 가운데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30%를 넘는다. 이 대표는 “매년 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해의 경영성과를 공개하고 인센티브 등 성과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며 “2년마다 한 달씩 안식월을 보장하는 등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돈이 되고 욕심이 나는 행사라도 회사의 전문성과 능력을 벗어나 직원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행사는 맡지 않는다”며 “누구나 한 번쯤은 근무해보고 싶어하는 선호도 1위의 마이스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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