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사고…구조활동 펼친 소방관들 상태는?

입력 2018-12-05 13:47  


고양시 백석역 일대 온수관 파열 사고원인이 낡은 배관을 소홀히 관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난 가운데 사고 발생 당시 구조활동을 펼친 소방관들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현장에 투입됐던 김오경 소방경은 식당 내 고립된 시민들을 대피시키다 발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이명상 소방위는 백석역 출구에 고립된 시민을 업고 구급차까지 이송하다 물이 장화 속에 들어와 왼발에 화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이번 사고로 구급차로 이송한 화상 환자가 총 25명인 것으로 집계했다.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병원으로 간 환자까지 합치면 40명이 넘는 시민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고양시는 파악하고 있다.

이번 고양 백석동 난방공사 배관 파열 사고는 배관에서 지름 50cm 크기의 구멍이 뚫리며 시작됐다. 2.5m 높이의 지반을 뚫고 치솟은 100도 이상의 끓는 물은 순식간에 주변을 덮치며 인명·재산 피해를 유발한 것이다.

난방공사가 누출 배관을 잠그기 전까지 약 1시간 동안 고온의 물이 주변 지역으로 쏟아졌다. 순식간에 도로에 100도 이상의 끓는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며 피해가 속출했다.

사고 직전 파열 지점을 지나던 손모(69)씨의 차량은 순식간에 덮친 물 폭탄과 토사에 고립됐다. 앞 유리창을 뚫고 차 안으로 밀려든 끓는 물에 전신에 화상을 입은 손씨는 뒷좌석으로 탈출하려 했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손씨는 이날 결혼을 앞둔 딸, 예비사위와 근처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줬다.

또한 물이 도로와 인근 상가까지 들어가며 화상 환자가 속출했다. 길을 가던 시민 손모(39)씨와 이모(48)씨가 손과 발 등에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열된 배관은 1991년 설치 후 27년 이상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수송관이 노후화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며 "노후화된 배관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파열된 부분 외에는 멀쩡한 상태로 확인됐다"며 "임시복구가 끝나는대로 정밀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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