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담은 탭댄스…재밌을 거란 자신감에 베팅"

입력 2018-12-05 17:47  

19일 개봉 '스윙키즈' 연출한 강형철 감독

거제 포로수용소 배경으로 南北·美·中 대표 캐릭터들
탭댄스단 결성, 좌충우돌 얘기…총제작비 153억원 들인 대작
대사보다 춤·스텝으로 소통…신나게 댄스 즐길 수 있어



[ 유재혁 기자 ]
‘흥행감독’ 강형철의 네 번째 영화 ‘스윙키즈’가 오는 19일 개봉한다. 총제작비 153억원을 쏟은 이 작품은 6·25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에서 미국인 장군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데뷔작 ‘과속스캔들’(824만 명)부터 ‘써니’(736만 명), ‘타짜-신의 손’(401만 명) 등 세 편을 모두 히트시킨 강 감독의 이번 신작도 시사회 직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5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재미있는 영화도, 멋진 공연도 볼 수 있는 ‘원 플러스 원’ 영화입니다.”

남한과 북한,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오합지졸 댄스단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을 뿐 아니라 그룹 엑소 출신 도경수를 비롯해 오정세, 박혜수, 김민호, 브로드웨이 출신 자레드 그라임스가 선보이는 칼 군무 탭댄스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는 의미다.

“음악을 듣다가 춤 영화를 만들고 싶더군요. 원래 음악을 좋아해서 듣다 보면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창작뮤지컬 ‘로기수’를 보고 둥둥 떠다니던 생각들을 모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뮤지컬 ‘로기수’ 원작을 영화적으로 재창작했다. 원작에서 공산군 로기수 형제 간 이야기를 확 줄이고, 로기수와 미국 탭댄서 잭슨 간의 버디 무비로 꾸며냈다.


“이념을 뛰어넘는 개인의 행복을 말하고 싶었어요. 이념도 행복을 위한 시스템인데, 그게 개인의 행복을 억제하거든요. 이야기에서는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조화와 균형에 중점을 뒀어요. 전쟁의 비극과 거제포로수용소는 팩트인데, 그 안에 포로들이 탭댄스에 빠져 있다는 건 픽션이죠. 푹 빠져 춤을 추다가 비극을 맛보지만 진정한 승리자였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그는 춤 영화지만 단순한 퍼포먼스로 끝나지 않길 바랐다. 춤 동작과 스텝 하나하나가 모두 이야기란 점을 보여준다. 가령 중공군 포로와 남한 포로 간에 대사 대신 춤으로 소통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마치 춤으로 수화하는 듯하다. 댄스 장면들도 고난도 촬영과 편집으로 역동성을 살려냈다. 프레임 안에서 인물들이 춤추며 들고 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포착됐다. 덕분에 관객들은 신나게 댄스 장면을 즐길 수 있다.

“로기수 역 도경수는 역할을 잘 소화했어요. 소처럼 크고 순수한 눈을 가진 캐릭터를 찾다가 도경수를 발견했어요. 그는 보컬 담당이었어요. 처음엔 모두가 0에서 탭댄스 연습을 시작했는데 도경수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해 다른 사람을 따라잡았어요. 촬영 6개월 전부터 혼자서 밤늦도록 연습했어요. 눈빛 연기도 뛰어났고요. 눈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더군요.”

그의 전작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관객들이 이 장면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제가 일차 관객으로서 마음에 들 때까지 장면을 고쳐 씁니다. 제 진정성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해 보니까 관객들과 소통했어요.”

그는 늘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을지도 궁금했다.

“자신감은 항상 있습니다. 관객 숫자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영화가 재미있을 거라는 자신감 말이죠.”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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