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광고주가 요금 내는 공짜택시 日에 등장

입력 2018-12-06 09:52   수정 2018-12-06 09:58


택시 내외부에 각종 광고를 부착·상영하는 대신 택시비를 광고주가 부담하는 서비스가 일본에서 등장했습니다. 일본에서도 배차서비스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무가지’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나선 것입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에서 자율주행차 개발 등을 하는 정보기술(IT)업체인 DeNA가 운임을 광고주가 부담하는 ‘0엔 택시’의 배차 서비스를 도쿄에서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배차서비스가 난립한 상황에서 배차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공짜 택시’를 선보인 것입니다.



‘0엔 택시’는 택시 차체가 광고로 뒤덮여 있고, 차량 내부 화면에서도 광고가 나오도록 돼 있습니다. 일본 관련 법규에선 택시 운임이 법률로 규정돼 있는 만큼, 택시요금을 광고주와 서비스업자인 DeNA가 부담하는 구조를 갖췄습니다. 일단은 이달 말까지 기간한정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향후 진행상황을 봐서 상시화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일본의 식료품 업체인 닛신식품이 첫 스폰서가 돼 차량에 자사의 컵라면 제품 광고를 게재한 택시 50대를 운영키로 했습니다. 택시 배차구역은 일단 도심지역인 미나토구와 주오구 등에 한정키로 했습니다. 운행은 도쿄 23개구 전체로 가능합니다.



DeNA측은 장기적으로 여러 업종의 기업과 제휴를 맺을 계획입니다. DeNA 관계자는 “‘0엔 택시’의 등장으로 택시를 이용하지 않던 계층까지 택시 이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택시사업자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 측이 파격적인 가격전쟁에 나선 것은 일본에서 배차서비스업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요타자동차, NTT도코모, 소니 등 대기업들이 출자해 관련 시장에 진출한 상황입니다. 일본에선 일반 차량으로 고객을 유상으로 태우는 라이드쉐어가 불법인 만큼, 택시회사와 연계해 관련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DeNA도 이번 ‘0엔 택시’를 포함해 ‘MOV’라고 명명한 배차서비스를 도쿄에서 시작했습니다. 히노마루자동차, 제일교통산업 등 도쿄내 5개 택시회사와 손잡고 4000여대의 택시가 배차서비스에 참여키로 했습니다. 올 4월에는 가나가와현에서 5500여대의 택시를 대상으로 배차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2019년 하반기에는 택시 기사들에게 AI의 택시 이용 수요예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날씨와 행사 등을 고려해 손님수를 예측하고 최적의 주행 루트를 제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일본의 후발 배차서비스 업체가 시도하는 ‘공짜 택시’ 서비스가 과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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