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에 가장 큰 문제는 '공실'
주택 즉시 입주가능한 상태 유지
인터넷·시설 등 옵션 구비해야
위탁관리업체 맡기는 것도 고려
은퇴 후 노후대책으로 조그마한 주택에서 위층은 자신이 거주하고 아래층은 임대해 월세를 받아 생활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과는 별도로 주택을 구입해 월세를 받아 생활하겠다는 사람도 주변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집을 구입해 동네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소에 임대 의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나고 편안한 노후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실은 임대 계약 이후에 발생하는 임차인과의 갈등과 시설물 하자,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세금 문제 등 임대 주택 운영이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주택 공급량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려움 없이 임차인을 구하고, 임차인도 집주인에게 요구사항이 있어도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집주인으로선 얼마든지 새로운 임차인을 구할 수 있었기에 서비스 개념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처럼 임차인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주택임대 역시 사업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집주인은 임차인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임대시장 조사를 통해 적정한 가격(월세)을 책정하고, 임차인의 눈높이에 맞춰 빌트인 옵션 품목을 구비하고, 임차인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계속해서 거주하고 싶도록 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공실 없애는 노하우 따로 있어
공실은 주택임대사업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공실 원인은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 둘째 직장과의 거리 같은 교통 요인과 문화·상업시설·학교 등과의 접근성에 따른 지역적인 문제. 셋째 임대료 수준, 주택 노후 정도, 주차시설, 주택 내 빌트인 옵션 품목 같은 개별적인 요인을 들 수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군산지역의 공실 문제나 신도시의 기반시설 미비에 따른 공실 문제는 개별 주택임대사업자가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군산의 모든 주택이 공실이 아닌 것처럼 공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 여하에 따라 공실률도 낮출 수 있다.
공실을 없애기 위한 노하우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주택을 즉시 입주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라. 단순하게 청소를 완료한 상태를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각종 전자제품의 리모컨을 조작하면 즉시 작동되는 상태를 말한다. 호텔에서 고객이 체크아웃했을 때 다음 고객이 바로 투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을 생각하면 좋다.
△지역 임대주택시장을 주의 깊게 조사해 경쟁력 있는 임대료를 책정하라. 공실이 장기화할 때에는 렌트프리를 도입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1년 임대계약을 하면 한 달 월세를 무료로 서비스하는 식을 말한다.
△시설(옵션) 품목을 임차인이 원하는 수준에 맞춰 준비하라. 인터넷, 와이파이 등을 임차인의 눈높이에 맞춰 준다.
△기존 임차인을 우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새 임차인을 모집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는데, 기존 임차인을 통해 소개받을 경우 임대료 관리비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주면 좋다.
△공인중개사와 입주 임차인, 지역주민 등과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 지역 내에서 평판이 좋지 않으면 임차인을 유치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카페, 블로그 등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다. 특히 20~30대는 모바일 앱 의존도가 높다. 셰어하우스나 에어비앤비 등을 통한 외국인 유치도 한 방법이다.
악성 임차인 대응방법 알아야
악성 임차인과는 계약을 안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다.
임대주택의 상태가 좋아서 임차 희망자가 많다면 재직증명서나 소득증빙자료를 받아보고 선별해서 입주시킬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임차인을 한 명이라도 더 입주시켜 공실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검증을 소홀히 해 문제가 생긴다. 일본에선 주택을 구할 때 임차인에게 월세를 못 낼 경우에 대비해 보증인을 요구하거나 보증인이 없다면 보증보험사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아 오도록 한다. 우리의 현실은 월세를 장기간 미납하고 연락조차 되지 않는 악성 임차인을 사전에 신용조회 등을 통해 검증할 방법이 없다. 악성 임차인에 대해서는 법에 의한 명도소송이 유일하고 합법적인 방법이다. 급한 마음에 임대인이 임대주택의 열쇠를 교체한다든가, 무단으로 들어가 짐을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명백한 주거침입과 절도에 해당한다.
직접경영할까 위탁경영할까
주택임대시장도 이제 치열한 경쟁시대에 접어들었다. 임대도 잘나가고 월세 수납이 잘된다고 소문나면 그 근처에는 신규 공급이 늘어 경쟁이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임대주택을 보유만 하고 있어도 잘 운영되던 시대가 가고 종합적인 안목에서 임대주택을 경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2019년부터는 주택임대사업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미만일지라도 소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최근 들어 임대차 계약과 임대료 수납, 퇴실정산 등은 임대인이 관리하고 계단청소나 시설 부분은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임대차와 관련된 사항까지도 위탁 경영으로 맡기는 임대사업자가 늘고 있다. 이런 사회적 환경을 배경으로 제도화된 것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주택임대관리업이다.
법에서 정의하는 주택임대관리업의 정의는 주택 소유자로부터 임대관리를 위탁받아 관리하는 업을 말하며,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주택을 임차해 자기책임으로 전대하는 자기관리형 주택임대관리업과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임대료 부과 및 징수, 시설물 유지 관리 등을 하는 위탁관리형 주택임대관리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앞으로는 주택임대사업자로서 임대주택을 경영하는 데 직접 경영과 전문 경영업체 위탁 중 어느 쪽이 내실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노경완 홈잇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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