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도시서 개점 요청 쇄도"
10년내 2000개로 확대 예정
[ 류시훈 기자 ] ‘Bring you to Korea(여러분을 한국으로 모십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영업 중인 편의점 GS25의 23개 점포 곳곳에는 이런 슬로건이 걸려 있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편의점을 통해 ‘작은 한국’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호찌민 도심 3군의 GS25 편의점(사진)은 서울에 있는 매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눈에 익은 외관과 인테리어가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70여 개 좌석과 테이블이 매장 안팎에 마련돼 있는 게 차이점이었다.
점심 무렵에 인근 학교의 중·고등학생과 직장인이 몰려들었다. 계산대 앞엔 20여 명이 줄을 섰다. 이내 좌석이 모두 채워졌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점심 때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GS25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의 첫 편의점이다. GS리테일은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고, 근접 출점 규제 가능성이 커지자 베트남의 중견그룹 손킴과 합작해 베트남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 1월19일 1호점을 연 뒤 23개로 확장했다. 연말까지 30개로 늘린다. 지난해 6월 1호점을 연 일본계 편의점 세븐일레븐(23개 점)을 곧 추월한다. 윤주영 베트남 GS25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베트남 주요 도시에 점포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편의점 시장에선 300개 점포를 운영하는 서클K를 비롯해 패밀리마트(160개), 비스마트(138개), 미니스톱(112개), 숍&고(78개) 등 7개 외국계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점포 수가 4만 개를 넘어선 한국과 비교하면 아직 성장 초기 단계다. GS25가 앞으로 10년 내 2000개까지 점포를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배경이다.
GS25는 ‘K푸드’를 앞세워 상품 차별화로 승부하고 있다. 점포에서 조리하는 떡볶이를 비롯해 치킨, 컵밥, 군만두, 어묵 등이 판매 수량 기준으로 상위권에 들어 있다. 현지인에겐 익숙하지 않았던 주먹밥(삼각김밥), 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 20여 종의 프레시푸드(FF)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GS25는 한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의 수출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GS25 자체상표(PB)인 ‘유어스’ 상품들은 별도의 매대에 따로 진열돼 있다. 각종 캐릭터와 협업한 유어스 상품은 관세가 부과돼 현지의 비슷한 상품보다 가격이 약 두 배 비싼데도 찾는 사람이 많다. 한국에서 히트 상품인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다소 비싼 가격인 4만7000동(약 2350원)에 판매되고 있다.
호찌민=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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