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멍청이' 구설수 켈리 비서실장 결국 경질

입력 2018-12-09 18:23   수정 2019-03-09 00:01

후임에 30대 닉 에이어스 유력


[ 주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경질’을 공식화했다. 켈리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켈리 실장 후임엔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 출신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36)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육·해군 미식축구 경기’에 참관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켈리는 연말에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은 “하루 이틀 내에 지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4성장군 출신인 켈리는 지난해 8월 국토안보부 장관에서 ‘백악관 2인자’인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문고리 권력’을 견제하며 ‘군기반장’을 자임했다. 하지만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시달렸다.

‘워터게이트 사건’(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민주당사 도청사건) 특종기자 출신 밥 우드워드는 지난 9월 저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일컬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밝혔다. 켈리 실장이 백악관 직원에게 “그(트럼프)는 궤도를 벗어났다. 우리는 미친 마을에 있다”며 “이건 내가 해왔던 일 중 최악”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월6일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 내년 1월부터 하원 권력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데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껄끄러운 인사들을 내쫓고 ‘친정체제’를 구축해 2020년 재선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후임으로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했다. 전날엔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아버지 부시’(지난달 사망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바를 지명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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