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사태와 무역협상은 별개"…中, 캐나다에 화풀이

입력 2018-12-09 18:26  

트럼프, 뉴욕증시 우려 의식
"중국과 협상 아주 잘 진행"
커들로 "90일 휴전 연장 가능"

중국은 캐나다대사 초치
"즉각 석방하라…인권 침해"



[ 김현석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무역협상과 멍 부회장 체포 건은 별개임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도 멍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를 강하게 압박할 뿐 아직 미국에 대해선 비난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캐나다가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송환하면 양국 협상은 다시 복잡하게 얽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협상은 아주 잘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나 멍 부회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멍 부회장 체포 건이 무역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뉴욕증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회의할 때도 다우지수 움직임을 지켜보는 등 자신의 성과와 증시 동향에 집착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미국의 이란 제재를 위반했는지에 관한 조사는 무역협상과 별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전망이 굉장히 밝다”며 “좋은 진전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의 ‘관세전쟁’ 휴전 기간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멍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8일 존 매캘럼 베이징 주재 캐나다대사를 불러 “멍 부회장을 즉각 석방하고 그에게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캐나다가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9일 “캐나다 경찰은 멍 부회장을 공항에서 체포해 구치소까지 수갑을 채워 데려왔다”며 “엄중한 인권침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미국을 향한 태도는 이와 사뭇 다르다. 중국 외교부는 9일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를 불러 멍 부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지만 무역협상은 진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오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멍 부회장 체포와 관련해 아는 것이 없다”며 “중국과 미국은 90일 안에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복된 위험은 여전하다. 특히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 송환되면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가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스카이콤이라는 홍콩의 유령 업체를 동원하고 여러 금융사를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 송환돼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3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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