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맞춤형 녹내장 약 개발"

입력 2018-12-09 18:43  

헬스케어 스타트업

김재식 PH파마 대표



[ 양병훈 기자 ] 녹내장의 주요 발병 원인은 동양인과 서양인이 다르다. 서양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보다 높아져 생기는 녹내장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반면 동양에서는 정상 안압이지만 시신경 약화 등으로 발병하는 게 3분의 2 이상이다. 지금까지 나온 녹내장 약은 모두 고안압용이다. 정상 안압 녹내장에는 약이 마땅치 않다.

바이오벤처 PH파마는 정상 안압 녹내장에 쓸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있다. 김재식 PH파마 대표(53·사진)는 “정상 안압 녹내장을 적응증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PH-201’의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했다”며 “한국 거주 일본인을 대상으로도 임상 1상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께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3상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는 2상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3상에 착수할 수 있다”고 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PH-303’도 개발 중이다. 미국 임상 1상이 마무리 단계다. 내년에 2상을 할 예정이다. 적응증을 희귀질환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낭포성 섬유화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PH-201은 벨기에 아마켐에서, PH-303은 독일 바이엘에서 도입한 기술이다. PH파마는 임상 2상을 마친 두 파이프라인을 각각 10억원 이하에 기술 개발권을 확보했다. 도이체방크 등에 따르면 녹내장 치료제 시장은 올해 68억달러에서 2022년 72억달러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시장은 내년 7억달러에서 2030년 371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김 대표는 대웅제약 경영기획본부장, 한미약품 경영지원본부장, 에빅스젠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PH파마 창업자 허호영 공동대표가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 지난달 이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한국 바이오벤처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보고 싶어 제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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