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사소한 실수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의 모습은 흡사 탄약도 떨어지고 지원병마저 기대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 속 전쟁터에서 마지막 1초라도 더 오래 고지를 사수하기 위해 싸우는 군인과 같은 모습이다. 최근 의료과실이나 오진, 의약품 리베이트 등 의사를 둘러싼 사건 사고들이 이슈화되고 있다. 의사의 오진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슬픔 속에 의사의 진단이 최선을 다한 결과였는지 물을 수밖에 없고, 인공지능(AI)이 아닌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한 진료를 하고도 사고를 막지 못한 의사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형사적 처벌에도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생과 사를 가르는 일선 병원에서도 빅데이터로 무장한 AI들이 현재 의사들이 범할 수 있는 진단과 분석에서의 오류를 현격히 줄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명석한 AI가 오류 없는 진단과 분석으로 병의 원인을 찾아내고, 장시간의 정밀하고 복합적인 수술이 필요한 수술방에 투입돼 의사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의사의 사소한 실수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의사들은 오늘도 환자 앞에서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야만 하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지난 11월3일 서울 동성고등학교에서 장래 의사를 꿈꾸는 서울에 있는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의사의 자질과 인재상’이라는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모 의과대학 교수님을 모시고 의대생들이 평가한 ‘의사’라는 직업의 장단점, 의사의 업무, 필요한 자질, 의대 졸업 후의 진로 및 전망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배울 세 가지인 태도(Attitude) 기술(Skill) 지식(Knowledge) 중에서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자질로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던 교수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미래사회에서 AI가 아무리 효용이 높다고 한들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신뢰와 정, 인간미를 대신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의사들의 의료행위 중 과실과 오진, 양심을 속인 대리 수술 문제에 대해 주시하고 경고해야 하지만 그들이 처해 있는 과중한 업무와 열악한 의료환경에도 함께 고민하고 제도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재윤 기자(염창중 1년) 2wondergir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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