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비켜"…PC 게임이 돌아왔다

입력 2018-12-10 16:30   수정 2018-12-10 18:56

로스트아크, 동시접속 35만명 돌풍
리니지 20주년, 리마스터 버전 출시



[ 김주완 기자 ] 모바일 게임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날 것처럼 보였던 PC 게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시작된 PC 게임 인기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인기 PC 게임 ‘리니지’ 출시 20년을 맞아 리마스터 버전을 새로 내놓는다.


로스트아크 ‘열풍’

PC방 게임 시장 조사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로스트아크 점유율은 12.83%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30.47%), 2위는 펍지의 배틀그라운드(16.33%)였다. PC방 순위 10위권 내 MMORPG 장르로는 로스트아크가 유일하다.

지난달 7일 출시된 로스트아크는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가 2011년부터 7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게임이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독특한 배경, 다양한 전투 방식, 수준 높은 그래픽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혼자서 여러 명의 적을 한 번에 처치하는 핵앤드슬래시(Hack&Slash) 방식 게임이기도 하다.

시장의 초기 반응은 좋다. 서비스 첫날 동시 접속자 수 25만 명을 기록했고, 1주일 만에 35만 명을 넘어섰다. 저녁이나 주말에는 이용자가 몰려 게임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모바일 게임이 중심을 이루는 국내 시장에서 드물게 공개된 PC 기반 MMORPG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이 기본적으로 잘 나왔지만 최근 PC 게임 시장에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없는 것도 흥행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던 국내 대표 PC 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도 자사 PC 게임 ‘리니지’의 업데이트 버전을 이달에 내놓는다. 리니지 업데이트 버전인 ‘리니지: 리마스터’는 기존보다 네 배 이상의 해상도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활용되는 ‘자동사냥’ 기능도 도입한다. 또 이용자가 게임 캐릭터의 작동 모습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M-플레이어’ 기능을 추가한다. 리니지의 아홉 번째 신규 클래스(캐릭터)인 ‘검사’와 리니지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을 여러 서버 이용자가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월드 공성전’도 보태진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출시에 앞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에 참여한 이용자에게는 ‘TJs’ 쿠폰을 준다. 이 쿠폰으로 아이템 등을 받을 수 있다.

기존 PC 게임은 개선

카카오게임즈는 펄어비스가 개발한 PC MMORPG ‘검은사막’의 신규 캐릭터 ‘아처’를 12일 추가하는 등 업데이트에 나선다. 아처는 석궁 등을 활용해 먼 거리의 적을 공격하는 검은사막의 17번째 캐릭터다. 지난달에도 게임 속에서 캐릭터가 이동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콘텐츠 ‘둠’을 추가했다. 앞서 펄어비스는 9월에 그래픽 등을 개선한 ‘검은사막 리마스터’ 버전을 내놨다.

넥슨은 지난 5일부터 스턴락 스튜디오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 ‘배틀라이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든 순간이 액션이다’는 슬로건을 내건 배틀라이트는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섬세한 조작을 앞세운 게임이다. 팀 대전 방식의 ‘아레나 모드’와 생존 서바이벌 모드인 ‘로얄’로 구성됐다. 배틀라이트 로얄은 30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게임을 시작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1등을 가리는 생존형 슈팅 게임 모드다. 아레나는 이탈리아 로마의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대전 모드다. 박재현 넥슨 배틀라이트사업 팀장은 “배틀라이트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와 배틀로열 장르를 접목한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또 13일부터 바른손이앤에이 산하 스튜디오8이 개발하고 있는 MMORPG ‘아스텔리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판타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화려한 전투, 이용자 간 협업 등이 강점인 게임이다.

게임업계는 PC 게임 부활이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2016년 39.7%에 달했다. 내년에는 50%를 넘길 전망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게임업체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중국이 1년 넘게 한국 게임 출시를 허가하지 않으면서 해외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PC 게임 부활은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놓을 기회가 될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성공을 계기로 PC 게임에 다시 주목하는 게임업체가 늘었다”며 “PC 게임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면 모바일 버전으로 다시 내놔도 흥행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PC 게임 제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한 달밖에 안 됐지만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가 모바일 버전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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