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경은, 전병조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로 임기 만료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는 각자 대표 체제 보다는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무엇보다 통합 2년차에 접어들면서 두 회사 간의 '결합'에 대한 마찰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단독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애초에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한 것도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 과정에서 진통을 줄이기 위한 의도가 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단 증권사뿐만 아니라 두 곳 이상의 기업이 합쳐져 한 회사가 된 곳의 경우 물리적이든 화학적이든 결합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KB증권의 경우 자연스러운 결합이 이어졌고 현재는 이에 대한 니즈(Needs)가 떨어지기 때문에 단독 체제로의 전환이 꾸준히 언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년차에 접어들면서 슬슬 본연의 색깔을 낼 시기가 다가왔고 KB금융지주 내에서 KB증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효율성'이 더욱 필요해진 상황도 단독 대표 체제로의 전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B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의 3분기 누적 기준 지배기업지분순이익 순서를 살펴보면 은행, 손해보험, 카드,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생명보험 등이다.
은행은 금융지주 내 가장 큰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으나 '돈 놓고 돈 먹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고 카드는 수익성 악화의 기로에, 보험사도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전망이 어둡다. 때문에 증권의 입지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자 대표 체제는 효율적인 의사 결정에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합병 초기에는 합병된 회사를 금융지주에 녹이기 위해 각자 대표가 필요했을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비용을 늘리면서 두 명의 대표를 둘 필요성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증권이 금융지주 내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의사결정 측면에서 보더라도 아무래도 (대표가) 둘인 것보다 한 명인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단독 혹은 각자 대표에 대해 어떤 사항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기존에는 꾸준히 개선되는 실적을 이유로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KB증권의 3분기 매출은 1조4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당기순이익은 608억원으로 같은 기간 48.6% 증가했다.
앞서 KB증권은 '희망퇴직'이라는 효율화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초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통합 출범한 뒤 처음으로 실시하는 희망퇴직이다.
희망퇴직 대상은 1975년생, 만 43세 이상 직원이다. 근속연수와 연령 등에 따라 27~31개월치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고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 3000만원을 별도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청기간은 5일부터 12일까지로 연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희망퇴직에 나선 것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는 증권업계의 전망과 KB증권의 낮은 수익성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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