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길 급행 뚫린다"…의정부·양주·군포 GTX 역세권 집값 수혜 '기대'

입력 2018-12-11 17:35  

GTX-C노선 예비타당성 통과…GTX 시대 본격화

수도권 동북부 양주~청량리 소요시간 절반으로 단축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 B노선 '예타조사 면제' 추진
사업기간 최소 10년 이상·수조원대 사업비 등 '변수'



[ 양길성 기자 ]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시대가 본격화한다. C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A노선은 이르면 연내 착공한다. B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 중이다. 개통 뒤 수도권 외곽에서 강남, 시청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까지 이동시간이 20분대로 대폭 줄어든다. 다만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등 남은 절차가 많아 개통까지는 10년 가까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외곽과 다중 환승역 최대 수혜

GTX-C노선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분석값(B/C)이 1.36으로 나와 기준치(1.0)를 넘었다.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지 7년 만이다. 이 노선은 양주(덕정)~청량리~삼성~수원 사이 74.2㎞를 오가는 철도다. 사업비 4조3088억원을 투입한다. 신설 예정 역은 덕정, 의정부, 창동, 광운대, 청량리, 삼성, 양재, 과천, 금정, 수원 등 10개다.

GTX의 평균속도는 110㎞/h다. 일반 도시철도(30㎞/h)보다 네 배가량 빠르다. 개통 뒤 수원역에서 삼성역까지 이동시간은 78분에서 22분으로 줄어든다. 의정부에서 삼성역까지는 16분 안에 닿는다. 덕정(양주)에서 청량리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50분에서 25분으로 줄어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의정부, 양주, 군포 등 수도권 동북부·남부권이 얻는 수혜 효과가 어느 지역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역 개통에 따른 이동시간 단축 효과가 커서다. 그동안 이 지역의 교통망 구축 속도는 동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뎠다. 신분당선, 고속철도(KTX) 등 주요 신설 교통망은 분당 판교 등 경부선 중심으로 들어섰다.


양주 옥정지구는 지하철은커녕 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향하는 광역버스조차 없다. 7호선 도봉산역과 양주 옥정을 잇는 도봉산~포천선 사업은 시공사 선정이 수차례 유찰돼 표류 중이다. 군포시 금정동·산본동도 주요 일자리가 모여 있는 강남 지역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 환승을 해야 하는 탓에 1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금정동 K공인 관계자는 “올 8월부터 GTX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매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C노선은 다른 노선과 환승 구간도 많다. 모든 신설 역은 기존 지하철 위에 들어선다. 청량리역은 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에 GTX-C노선이 추가되면서 4개 노선의 환승역으로 거듭난다. 삼성역은 기존 2호선, 9호선에 GTX-A노선·C노선, 위례신사선까지 예정돼 강남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GTX 개통 뒤 출퇴근 시간이 3분의 1 이상 줄어든다”며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과 다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지역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긴 사업 기간이 변수다. 예비타당성 조사 뒤에도 남은 절차가 수두룩해서다. 먼저 기본계획 수립, 실시협약 협상 등에 2년이 걸린다. 협약을 맺은 뒤엔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착공까지 통상 1년이 소요된다. 이후 공사 기간은 최소 5년이 걸린다.


완공까지 10년 이상 예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A노선(파주~동탄)은 연내 착공이 목표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 착공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우선협상대상자(신한은행 컨소시엄)와 협상을 마치고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준비 중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 심의를 마친 뒤 실시협약을 체결해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정부가 부담할 운영보조금 2000억원을 건설보조금으로 앞당겨 투입해 조기 건설을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철도 업계에선 토지 보상 절차가 남은 탓에 형식적인 착공 행사에 그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추진이 더딘 B노선(송도~마석)은 지난해 9월부터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2007년 처음 언급됐으나 2014년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분석값(B/C)이 0.33에 그쳤다. 일반적인 철도 사업은 B/C가 1.0을 넘어야 추진된다. 결국 노선을 변경해 지난해 9월부터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하고 있다. 결과는 내년 상반기께 나온다. 이와 별개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 요구로 B노선을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TX 사업비가 수조원에 이르는 점도 사업 지연의 걸림돌로 꼽힌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사업의 첫 단계”라며 “남은 과정을 거치다 보면 보통 개통까지 10년 이상 걸린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철도 사업은 절차가 복잡하고 변수도 많다 보니 긴 시간이 걸린다”며 “사업 기간 부동산시장이 부침을 거듭하는 만큼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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