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배우 황정민(사진)이 ‘오이디푸스’로 연극 무대를 이어간다. 지난 2~3월 ‘리차드 3세’ 공연으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 지 1년여 만의 공연이다.
공연기획사 샘컴퍼니가 제작하는 연극 오이디푸스는 내년 1월29일~2월24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 원작이다. 황정민은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혼인하고 자식을 낳게 되는 운명을 가진 오이디푸스 왕을 연기한다.
그는 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운명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것인지, 좋은 배우인지, 잘하고 있는지 늘 자문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과 고민이 오이디푸스와 비슷한 것 같아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리차드 3세’에 이어 이번에도 원캐스트로 무대에 선다. 보통 장기 공연은 한 역할을 두 명 이상의 배우가 맡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홀로 오이디푸스를 연기하기로 했다. 황정민은 “‘리차드 3세’를 할 때 원캐스트로 진행했더니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단단한 바위처럼 에너지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정민이 왜 저렇게까지 열정적으로 배우로서 살고 있는지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며 “관객들이 그 에너지를 다 받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1년에 한 작품이라도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출은 ‘리차드 3세’를 맡았던 서재형 감독이 담당한다. 황정민을 연이어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그는 “지난 작품을 통해 황정민이란 배우가 어떻게 사는지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며 “‘리차드 3세’를 꼭 비극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운명이 허락하면 황정민과 진정한 비극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도 원캐스트다. 배해선은 진실에 절망하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 이오카스테, 정은혜는 예언자 테레시아스 역을 맡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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