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트럼프 셧다운' 미 증시의 새로운 위험

입력 2018-12-12 08:13   수정 2018-12-12 08:24


트럼프: 장벽 예산을 못 받으면 정부를 폐쇄할거야. 국경 보안을 위해 정부를 폐쇄하게되어 자랑스럽다.

낸시 펠로시: 그건 가치없는 폐쇄야. ‘트럼프 셧다운’이 발생해선 안돼.

트럼프: 뭐 ‘트럼프 셧다운’ 이라고? 난 그걸 ‘펠로시 셧다운’이라고 부를 거야.

펠로시: 선거는 결과가 있는 거야.(우린 하원에서 이겼어)

트럼프 : 그래서 이 나라가 그리 잘 돌아가는 거잖아(내가 대통령이 됐잖아)

척 슈머: 대통령, 당신은 지금 20번이나 셧다운한다고 말했어.

11일(현지시간) 오후 12시 백악관에서 중계된 17분간의 생방송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불러 예산안 등을 논의하려던 자리가 순식간에 서로 고함을 질러대는 자리로 변한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ZtCfBR8ZZQ)

오전 한 때 다우 기준 500포인트까지 오르던 뉴욕 증시는 방송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날 중국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내릴 것이란 보도가 전해져 무역협상 기대가 높아졌지만, 향후 연방정부 셧다운이 상시화될 것이란 관측에 증시는 힘없이 미끌어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0.22%, S&P 500 지수는 0.04% 내렸고, 나스닥만 0.16% 상승한 채 마감됐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슈머와 논의해야할 예산 문제가 산적해있다는 겁니다.

세 사람이 해결해야할 예산 관련 입법안은 ①2019년도 잠정예산안 확정 ②부채한도 증액 ③2020년 예산안 한도 증액 등 세가지입니다.

우선 해결할 건 2019년도 예산안을 확정짓는 겁니다.

지난 9월 양당은 10월1일부터 시작된 2019년도 잠정예산안에 합의했습니다. 국방 노동 교육 의료 등 핵심 부분을 뺀 기타 부문의 경우 2018년 예산안과 같은 규모로 우선 지출하기로 한 겁니다.

이 기간은 열흘 뒤인 12월21일 만료됩니다. 그 때까지 예산안을 확정짓거나, 아니면 잠정기한을 연장해야합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국경장벽 건설비용으로 반영된 16억달러를 50억달러로 늘려달라며 정부 폐쇄를 압박하며이렇게 싸운 겁니다.

내년 3월1일에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유예기간이 만료됩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특별조치(공적기금 신규투자 중단 및 투자자금 회수 등으로 자금 마련)를 통해 내년 9월께까지 버틸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부채한도 증액이나 추가 유예가 합의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디폴트’ 공포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내년 10월 이전엔 2020년 예산한도를 증액해야합니다.

양당은 지난해 2018년, 2019년 2년간 예산한도는 증액을 했지만 이 조치는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현재 예산한도는 1조1180억달러에 불과해 2019년 예산한도 1조2440억달러보다 10% 가량 적습니다.

만약 증액에 합의하지 못하면 재정절벽에 직면하게 됩니다.

월스트리트는 오늘 생중계된 트럼프-민주당 지도부간 리얼리티 드라마로 갑자기 "셧다운 상시화" 상황을 직감하게 됐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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