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나오는 '파킹(parking)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지난 9월 출시한 '마이런통장 1호'는 출시 약 한 달 만에 예금잔액 1조원을 돌파했다. 이달 31일까지 판매되는 이 상품은 최대 연 2.1%(이하 세전)의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으로 불리며 재테크 전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탔다.
파킹통장은 잠시 주차하듯 돈을 맡겨놓는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예금처럼 일정 금액을 묶어 놓을 수 있으면서도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하다. 하루만 맡겨도 약정 금리를 주기 때문에 단기로 여윳돈을 보관하기에 용이하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도 단기투자처로 꼽히지만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반면 파킹통장은 수시 입출금 통장으로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장된다.
SC제일은행의 마이런통장 1호는 입금 건별로 예치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Step-up)' 구조다.
예치기간이 △30일 이하일 경우 연 0.10% △31~60일 연 1.05% △61~90일 연 1.30% △91~120일 연 1.55% △121~150일 연 1.80% △151~180일 연 2.1%의 금리를 준다. 예금을 찾을 때 먼저 입금된 금액이 인출되는 선입선출 방식이 적용된다. 출금 거래 건수가 적을수록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도 이자가 쏠쏠하다.
케이뱅크의 '듀얼 K 입출금통장'은 최고 연 1.5%의 금리를 제공한다. 통장 잔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남길 금액'을 설정하고 한 달 동안 이를 유지하면 이 금액에 대해 1.5%의 금리를 준다. 남길 금액은 최대 1억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수시입출금 통장에 별도 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 기능을 두고 있다. 세이프박스는 유지기간 조건 없이 1000만원까지 보관 가능하며, 하루만 맡겨도 연 1.2%의 금리를 준다.
저축은행권의 파킹통장은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아주저축은행의 '더 마니 드림 저축예금'은 돈을 하루만 맡겨도 최대 연 2.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예치금액에 제한이 없고 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도 면제된다.
예금잔액별 금리는 △1~9만원이 1.6% △10~99만원은 1.7% △100~499만원은 1.8% △500~999만원은 1.9% △1000만원 이상은 2.0%다.
OK저축은행의 'OK 대박 통장'은 복잡한 조건 없이 하루만 맡겨도 연 1.7% 금리를 준다. SBI저축은행의 자유입출금 상품인 'SBI사이다보통예금'은 연 1.7%의 금리를 제공한다. 체크카드 사용실적 등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2.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점점 오르는 상황에서 목돈을 긴 시간 정기예금에 묶는 것은 손해"라며 "파킹통장은 정기예금과 수시 입출금 통장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어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금을 예치해두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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