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입주 10년' 판교신도시…앞으로 10년 더 무서운 이유

입력 2018-12-14 07:11  

뷰동산 - 판교신도시

제2테크노밸리 1구역 내년 준공…제3밸리도 속도
"도시 자족기능 더 커져…중장기 주택수요 늘어나"





“판교가 성공한 신도시라는 평가를 받는 건 주변에 일자리가 많아서죠. 테크노밸리가 확장되면 앞으로 10년 뒤엔 더욱 선호도 높은 도시가 될 겁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R공인 관계자)

입주 10년차를 맞은 판교신도시가 두 번째 변신을 앞두고 있다. 테크노밸리 맞은편에 제2테크노밸리(1구역)가 내년 준공될 예정이어서다. 여기에 제3테크노밸리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판교 지역 일자리는 종전 7만여 개에서 14만여 개로 두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더 커지는 ‘한국의 실리콘밸리’

13일 찾은 경부고속도로 대왕판교나들목(IC) 일대에선 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 준공을 1년여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경기 성남 시흥동과 금토동 일대 43만㎡ 땅에 조성되는 제2테크노밸리는 공공 주도인 1구역과 민간 주도인 2구역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1구역(22만3000㎡)이 내년 12월 먼저 준공한다. 창업기업과 선도벤처기업 1200개 업체가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맞은편인 2구역(20만7000㎡)은 토지보상이 95%가량 완료됐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0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민간기업 주도로 혁신타운과 벤처타운을 조성한다. KT와 만도, CJ헬스케어, 차바이오텍 등 대기업 연구개발(R&D) 부서가 입주할 예정이다. 김성수 경기도시공사 판교사업단 부장은 “지방 기업이 무분별하게 몰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신규 사업부문을 갖출 예정인 기업들에 한해 입주를 허용했다”며 “제2테크노밸리 조성이 완료되면 총 1400개 기업이 4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제2테크노밸리와 연접한 땅엔 제3테크노밸리 조성도 진행 중이다. 공공주택지구 형태로 추진돼 주거지와 일자리를 동시에 갖춘다. 58만4000㎡ 규모 부지에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주택 3200여 가구와 핀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업 500여 곳을 입주시키는 청사진이 그려졌다. 사업기간은 2023년까지다.


제2·제3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이 속도를 내는 건 기존 판교테크노밸리가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2015년 준공된 판교테크노밸리엔 현재 1270개 업체가 입주, 7만40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대기업 R&D센터와 IT업종이 많다 보니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린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79조3000억원으로 부산광역시의 지역총생산(81조1000억원)과 맞먹는다. 기업들이 몰려 사무용빌딩엔 공실이 거의 없는 편이다. 빌딩 리서치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판교 빌딩 공실률은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3대 업무지구인 광화문·을지로권역(15.1%)과 여의도권역(12.6%), 강남권역(7.3%)이 대규모 공실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일한 자급자족 신도시”

테크노밸리 조성은 국내 신도시 개발 역사를 통틀어 유례가 없는 사업이다. 1·2기 신도시 대부분은 서울에 일자리를 의존하는 베드타운이다. 반면 판교는 고급 일자리도 갖춘 까닭에 직주근접형 자족도시가 됐다.

최근 집값 급등세가 두드러졌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의견이다. 백현동 S공인 관계자는 “판교에서 집을 사는 사람들은 테크노밸리 입주 기업 임원 등 고소득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제2·제3테크노밸리가 갖춰지면 직주근접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W공인 관계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성남역과 신분당선 연장, 월판선(월곶~판교) 개통 등 대형 호재들이 실현되면 앞으론 서울 동남권 교통의 요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판교가 속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1년 동안 21.68% 올라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16.65%)과 송파(16.25%), 강동(15.25%), 서초(12.15%) 등 ‘강남4구’의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판교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백현동 ‘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97㎡는 지난 9월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작년 4월(11억3000만원) 대비 7억원가량 올랐다. 공급면적(121㎡)을 기준으로 3.3㎡(평)당 5050만원 꼴이다. 2009년 3.3㎡당 1600만원 안팎에 분양했던 단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판교와 다른 신도시들 간 집값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2·제3테크노밸리가 준공되면 일대가 거대한 ICT 클러스터로 거듭나는 까닭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고소득 직장의 존재 여부”라며 “판교에선 인구 120만~130만명 규모 도시에 버금가는 고용이 창출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주택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자족기능이 강화될수록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상권도 더욱 활성화된다”며 “10년 뒤 상전벽해급 변화가 기대되는 신도시가 판교”라고 말했다.

글=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영상=신세원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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