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취임 첫 간부회의
[ 이태훈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지난 11일 세종에서 취임식 직후 주요 실·국장과 30여 분간 회의를 했다. 취임식이 오후 1시30분 열렸고 2시30분부터는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는데 그 틈을 타 첫 간부회의를 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간부들에게 “앞으로 회의는 길어야 50분을 넘기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회의 때 보고서는 한 장으로 작성해 오라”고도 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국장은 “허례허식에 얽매이지 말고 효율적으로 일하라는 점을 강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새로 들어오는 사무관들이 능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할까 걱정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정부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한 뒤 간부들이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사무실을 비우는 일이 많다. 홍 부총리는 “연차가 낮은 사무관들의 보고서는 과장과 국장이 꼼꼼히 검토해 잘못된 점을 지적해줘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아 선배들의 수준을 따라갈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한 간부급 공무원은 “과거에는 사무관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면 선배들이 빨간펜으로 잘못된 부분에 하나하나 밑줄을 그어가며 설명해줬다”며 “선배들의 지적 사항을 고치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간부급 공무원은 대부분 서울에 가 있고 사무관들은 세종에서 ‘무두절(無頭節 : 부서장이 없는 날)’을 보내며 이런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간부들에게 “되도록 세종에 머무르며 후배들을 챙겨달라”면서 “선배들이 지켜온 기재부의 높은 수준이 무너져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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