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사건' 충격 가시기 전 '선릉역 칼부림'…참극 왜 계속되나

입력 2018-12-14 19:00   수정 2018-12-17 09:31

지난 13일 발생한 이른바 '선릉역 칼부림' 사건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인 A씨는 13일 오전 2시 10분께 피해자 B씨를 서울 지하철 선릉역 5번 출구 근처에서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알게 돼 온라인 공간에서 3년 정도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인터넷에서 자신을 남성이라고 속여 B씨에게 접근했으나 직접 만나자는 요구를 계속 거절해왔고 이에 B씨가 관계를 끊으려 하자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첫 만남에서 자신이 여성인 것을 알게 된 B씨가 화를 내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홧김에 칼부림을 하는 사례는 과거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던 사건들을 정리해봤다.

▲ 2018년 11월 14일 -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선릉역 칼부림' 이전에 발생한 칼부림 사건중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은 이른바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다. 이 사건의 피의자인 김성수는 지난달 14일 오전 8시 8분께 강서구의 한 PC방 앞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주먹으로 폭행한 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김성수는 아르바이트생인 피해자와 자리를 치우는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얼굴과 머리를 때리고 피해자를 바닥에 넘어뜨렸다. 김성수의 동생은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허리를 잡아당겨 폭행에 가담했다.

또한 김성수는 미리 가져온 흉기로 피해자를 무려 80차례나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얼굴과 팔 등의 동맥이 절단되는 등 크게 다친 피해자는 사건 약 3시간 만에 과다출혈로 숨졌다.

김성수는 지난 달 21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성수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제가 (테이블을) 치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이 아닌데 (아르바이트생) 표정이 안 좋아서 시비가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것이 머릿속에 남았다.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하는 억울함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면서 억울했고, 과거의 일이 생각나면서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다보니 같이 죽이고 나도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성수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무려 120만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얻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2018년 7월 8일 - 경북 영양 조현병 칼부림 사건
지난 7월 8일에는 경북 영양의 한 시골 마을에서 40대 남성 C씨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영양파출소 소속 경찰관 D(51)·E(53) 경위는 C씨 어머니로부터 "아들이 살림살이를 부수며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대화를 이어가던 중 C씨는 갑자기 뒷마당으로 가서 흉기를 가져왔고 경찰관들에게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D경위가 목 부위를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을 거뒀고 E경위도 이마 등을 다쳤다.

후송 당시 급박했던 상황이 담긴 CCTV 영상도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구급대원이 구급차 안에서 사력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응급처치를 돕던 E경위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차마 동료를 쳐다보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2011년 1월에도 환경미화원을 폭행해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출소 후에도 여러 차례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 2018년 6월 9일 - 경북 포항 약국 칼부림 사건

지난 6월 9일에는 경북 포항의 한 약국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약국에 침입해 약사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F(46)씨를 긴급체포했다. F씨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포항시 오천읍의 한 약국에 들어가 약사를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다친 약사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지만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경찰 조사 결과 F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고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약사와 종업원은 F씨를 전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F씨는 약국 종사자들이 나에게 욕설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F씨는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김형식 부장판사)는 지난 달 23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F씨에게 징역 30년과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2주 전부터 흉기를 구해 보관했고 범행 당일에는 손님이 없는 때를 기다리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내용과 방법도 매우 잔혹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등 생명경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F씨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 2017년 12월 13일 - 대림역 칼부림 사건

지난해 12월 13일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대림역 근처 골목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가해자인 G모씨와 피해자는 모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원인 모를 이유로 시비가 붙어 골목길까지 나와 크게 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격렬한 몸싸움 끝에 황씨는 피해자의 왼쪽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고 칼에 찔린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경찰은 폐쇄회로 분석 등을 통해 사건 발생 약 9시간 만인 오후 2시께 G씨의 신원을 확보해 추적에 나섰으나 그는 이미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달아난 뒤였다. 하지만 G씨는 범행 하루 만에 자진 입국해 경찰에 자수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G씨가 자수했던 이유는 중국에 있는 가족들의 설득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2012년 4월 30일 - 신촌역 살인사건 사건
'선릉역 칼부림' 사건과 유사한 사건은 또 있었다. 지난 2012년 4월 30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 창천 근린공원에서 2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이른바 '신촌 살인사건'이라고 불린 이 사건에서 경찰이 지목했던 유력한 용의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미성년자 3명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당시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방에서 평소 말다툼을 자주 벌이던 피해자를 서울 신촌의 공원으로 불러냈다. 이후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과 배 등 40여 군데를 찔러 살해했다.

당시 재판부는 살인 혐의를 받은 대학생 H씨와 고교 자퇴생 J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범행을 함께 공모한 혐의를 받는 고교 자퇴생 K양에게는 장기 징역 12년, 단기 징역 7년을 살인방조 혐의를 받은 피해자의 전 여자친구 L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전에 흉기와 전화줄 등을 준비해 별 다툼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를 찌르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했다. 화가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과 달리 사전에 계획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죽여도 상관없다', '물증을 안 남겨야 한다', '죽인다고 하니 우습다' 등의 카톡방의 대화가 이들의 범죄가 사전에 계획됐다는 것을 냉정하게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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