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올해 서울 답방이 무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이제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내년 1~2월로 추진하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이전인 1월 중 답방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추세로는 김정은 답방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비핵화 협상의 주체국인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 일본에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가지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이유진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리랑TV' 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여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를 짚어본다.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 가능성에 대해 이유진 교수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분명히 비핵화에 긍정적인 이정표이지만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지 않는 한 북한의 양보는 더 이상 없을 것 같다"면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폭발시키는 조치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 여부에 묵묵부답인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김 위원장의 안전과 대중적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서울 답방을 하게 되면 반 김정은 시위대가 있을 수 있어 이점을 우려하고 있고, 또한 북한은 한국이 미국의 승인 없이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 중국, 일본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 국가안보연구소의 Harry J. Kazianis 연구원은 "비핵화의 과정을 진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시각적인 효과"라며 "문 대통령이 평양으로 가서 김 위원장을 만나 많은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북한 시민들에게 연설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관점과 생각을 바꾸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가져올 시각적 효과도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홍콩대학교의 Joseph Yu-shek Cheng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의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꽤 긴 시간이 걸릴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 깊이 개입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중국이 더 큰 발언권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나고야 대학교의 Jiro Takai 교수는 "일본은 지금 홀로 남겨질 걱정하고 있다"면서 "남북 간의 상황이 진전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북한의 유일한 적은 일본일 것이고 이것이 일본에게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국들의 입장을 들은 이 교수는 "미국의 Harry J. Kazianis 연구원은 정상회담이 가지는 시각적 효과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면서 "비핵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과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고 문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양보를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의 Jiro Takai 교수의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 한다면서 "많은 일본인들은 일본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생각하고 남-북-중의 거대한 3국 동맹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Joseph Yu-shek Cheng 교수 의견에 대해서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모든 관련국들은 비핵화 협상에서 발언권을 원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대중적 시각을 줄이고 더 적극적인 협상을 해 주요 국가 지도자들 간의 신뢰를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더 싶도 있는 토론은 17일 오전 7시 30분에 아리랑 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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