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打가 스윙 스피드보다 우선
클럽끝에서 손가락 세 개만큼
공간을 남기고 짧게 잡아야
[ 조희찬 기자 ] “더 멀리 보내고 싶다면 클럽 끝에 손가락 세 개 길이만큼의 공간을 남기고 짧게 잡아보세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평균 250.15야드를 보내 드라이브 비거리 11위에 오른 이다연(21·사진)이 장타 비결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투어에선 드라이브 비거리를 측정할 때 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고 티샷할 때의 기록도 포함한다. 이다연은 실전에서 공식 기록보다 10야드 정도 더 멀리 공을 보낸다.
스윙 아크가 커야 거리가 더 많이 난다는 건 골프의 오랜 정설이다. 이를 위해 왼쪽 새끼손가락이 그립 끝에 위치할 정도로 클럽을 길게 잡는 아마추어 골퍼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스윙 스피드가 빨라도 헤드 정중앙에 공이 맞지 않으면 비거리를 낼 수 없다는 게 이다연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다연은 “스윙 스피드가 아무리 빨라도 정확한 ‘콘택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비거리는 볼 스피드와 연관이 있다. 스윙 스피드가 빨라도 공을 스위트스폿에 맞히지 못한다면 비거리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다연은 키가 157㎝로 비교적 단신이지만 그립 끝부분에서 손가락 세 개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남겨 놓고 클럽을 잡는다. 컨트롤하기 훨씬 쉬워진다는 게 그의 얘기다. 야구에서 타자들이 배트를 짧게 쥐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심심치 않게 350야드를 넘기는 장타자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브룩 헨더슨(캐나다)도 클럽을 짧게 잡는 선수들이다.
이다연은 “셋업 자세를 취하기 전 클럽을 잡을 때 손가락 세 개를 댄 뒤 그 밑부분을 잡으면 항상 같은 위치를 움켜쥘 수 있다”며 “평소보다 1㎝만 클럽을 짧게 잡아도 백스윙 이후 동작에서 클럽이 훨씬 더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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