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감사결과 들여다보니

입력 2018-12-17 16:30  



(구은서 지식사회부 교육팀 기자) 17개 시·도교육청은 2015년 이후 초·중·고교 종합감사 결과를 17~18일 각 홈페이지에 공개합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에는 학교명, 감사처분 이행 여부도 포함됩니다. 앞서 유치원 감사 결과가 유치원 이름과 함께 공개된 이후 초·중·고교 감사 결과도 실명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데 따른 조치죠. 기존에는 5개 교육청만 학교명을 포함한 감사 결과를 공개해왔습니다.

17일 교육부는 이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감사를 실시한 1만392개 교 중에서 단 한 건의 지적도 받지 않은 ‘무(無)지적 학교’는 830개 교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어떤 지적을 받은 걸까요. 서울교육청 등이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서울교육청 산하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지난 9월 휘문중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인 뒤 이 학교의 운동부 지도자 채용과정이 부적정했다고 보고 ‘주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학교가 지난해와 올해 농구부 전임코치, 야구부 보조코치 등 세 명을 새로 뽑으면서 교육청 지침을 어기고 공개채용 절차를 밟지 않은 걸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기존 코치의 추천을 받아 ‘알음알음’ 비공개로 코치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학교는 법인카드로 술을 사거나 운동부 담당교사의 건강음료를 정기적으로 배달받는 등 2016년부터 올 8월까지 운동부 예산 5억1800만여원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남서초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측은 ‘운동부에서 경기 승리와 선수 안전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느라 술을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학교 명예도 있기 때문에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천호중 역시 지난해 12월 강동성동교육청이 실시한 종합감사에서 운동부 보조코치를 신규 임용하면서 공개채용 절차를 밟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시험문제를 부적절하게 출제했다’며 지적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교육청 산하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지난해 9월 배재중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였습니다. 감사 결과 1학년 기말고사 영어과목 1번 문제를 2년간 동일하게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어과목뿐만이 아닙니다. 과학과목에서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문제 2번, 5번 문항을 ‘복붙(복사+붙여넣기)’ 출제했습니다.

서울교육청의 ‘중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 제13조6항은 “문제를 출제할 때는 전년도에 출제한 문제를 그대로 재출제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이 학교에 ‘주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끝) /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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