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증시, 기댈만한 언덕은 'B·T·S'

입력 2018-12-17 17:28  

카카오·삼성SDI·롯데쇼핑
가격 결정력 쥐고 이익 창출

삼성重·CJ대한통운·SPC삼립
부진 씻고 실적 개선 '기지개'

SK이노베이션·메리츠화재 등
高배당·주주친화로 '안전 마진'



[ 전범진 기자 ] 코스피지수가 한 달 넘게 2050~2130 박스권에 갇혀 있다. 10월 급락 후 소폭 반등해 2000선을 지키고는 있지만,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의 많은 글로벌 이벤트가 남아 있어 증시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변동성 장세에 대비하기 위한 키워드로 ‘BTS’가 언급되고 있다. 가격결정력(bargaining power), 급격한 실적개선(turn-around), 안전 마진(safe margin)이 두드러진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삼성증권 분석이다. 지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땐 명확한 기준을 갖고 ‘오를 만한’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게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Bargaining power

과점 기업은 안정적 성장 기대 가능

시장 내 경쟁이 약할수록 기업의 가격결정력은 커진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독보적인 기술력이나 플랫폼에서 오는 가격결정력을 바탕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안정적인 실적과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가격결정력이 있는 기업은 경기사이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롯데쇼핑과 카카오, 삼성SDI 등을 대표적인 가격결정력 보유주로 꼽았다.

이들 기업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유통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의 94%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이후 지난 14일까지 기관은 카카오 주식을 889억원어치, 외국인은 73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 사이 주가는 20.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95% 오르는 데 그쳤다.

Turn around

구조조정 딛고 재도약

침체기를 겪으며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들은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가 기대된다. 최근 1억8700만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를 발표한 삼성중공업이 대표적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같은 규모의 LNG선이 1억4000만달러 정도에 수주된 점을 고려하면 수주 단가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2억달러까지 수주 단가가 올라가면 매출 증가율 이상으로 이익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택배 단가가 오를 경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CJ대한통운과 공장 증설을 마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 SPC삼립도 턴어라운드 기대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PC삼립의 2019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보다 15% 늘어난 631억원이다.

Safe margin

지수 웃도는 고배당으로 수익 확보

증시 전문가들은 고배당과 주주친화책을 앞세운 ‘안전 마진’ 종목들도 증시가 주춤할 때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KOSPI고배당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2010년 이후 2016년과 2017년을 빼곤 매년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넘겼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확대하는 것도 이들 기업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SK이노베이션과 메리츠화재 등이 꼽힌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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