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마트·코스트코 신라면 매출
아시안마트 처음 앞질러
미국 라면시장 점유율
10년 만에 2%→15%로 확대
[ 김재후 기자 ] 신라면이 미국 시장의 주류(主流) 사회가 즐겨 찾는 라면으로 등극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서 팔린 신라면이 아시아 식품을 주로 진열하는 한인마트와 일본마트, 베트남마트 등 아시안마트에서 팔린 것보다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농심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백인과 흑인 등 주류 사회가 주로 찾는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등 대형마트의 신라면 매출은 4700만달러로 1년 전(3100만달러)에 비해 52%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이들 마트의 매출이 아시안마트의 매출을 넘어섰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동포들이 많이 사는 미국 서부를 벗어나 중부와 동부 대도시에서 현지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로드쇼’ 등 특설 매대를 운영하고 다양한 시식행사를 펼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류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인근 지역까지 제품 판매가 확대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1971년 미국에 라면을 처음으로 수출했다. 1994년엔 미국에 최초로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업계 최초로 미국 전역 4000여 곳의 월마트에 신라면을 공급했다.
신라면의 선전으로 농심의 미국 라면시장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2억달러 규모인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15%로, 10년 전인 2008년(2%)보다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1, 2위는 일본의 도요스이산(46%)과 닛신(30%)이다.
신라면 덕분에 농심의 해외 매출도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농심은 이날 올해 해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7억6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중 신라면의 해외 매출은 2억8000만달러로 다른 라면과 스낵 생수 등을 포함한 전체 해외 매출의 37%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내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장의 신규 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해외 매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에서 1위 라면 회사로 올라가도록 노력하는 한편 캐나다와 중남미 시장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내년 해외 매출 목표치를 올해보다 16% 많은 8억8500만달러로 잡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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