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훈 기자 ]
왼쪽 사진 속 어린이는 온통 핑크색 물건들로 가득 찬 방 안에 있다. 옷, 장난감, 신발 등 아이의 거의 모든 것이 핑크빛이다. 오른쪽 사진 속 소녀의 복장과 물건들은 지극히 평범한 색이다. 두 사진 속 인물은 동일인이다. 사진가 윤정미 씨가 한 인물의 방을 2007년과 2018년에 각각 찍은 사진으로, ‘핑크&블루 프로젝트’의 하나다.
많은 부모가 여자아이는 붉은색으로, 남자아이는 푸른색으로 꾸민다는 것을 파악한 윤씨가 여러 아이들의 어린 시절과 성장한 뒤를 추적해 촬영한 것이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아이들은 실제로 핑크색 또는 푸른색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들이 자라면서 색이 완전히 바뀌어 성별과 선호 색깔 사이엔 큰 상관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으로 덧칠하려는 우리의 견고한 편견을 명쾌하게 고발한 이 작품들로 윤씨는 올해 일우사진상을 받았다. (일우스페이스 2019년 1월15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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