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기 신도시 성공, '출퇴근 복지'에 달렸다

입력 2018-12-19 18:24  

정부가 경기 남양주·하남 등 네 곳에 12만2000가구의 주택을 짓는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을 내놨다. 1·2기 신도시 성과를 돌아보면, 주거와 일터가 조화를 이루는 ‘자급자족 도시’로 키울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서울 인구 분산, 강남권 주택수요 억제라는 당면 과제를 염두에 둔다면 대뜸 아파트만 세우는 식의 ‘베드타운’ 개발은 곤란하다.

자족도시가 바람직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짜여진 산업·경제 생태계도 있고, 수도권 규제 문제도 있다. 결국 3기 신도시도 서울과의 접근성에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서울과의 접근성·연계성은 교통 인프라에 달려 있다. 도로 전철의 신설·확장뿐 아니라 광역버스 운행 확대 등 ‘소프트 인프라’를 개선해 나가는 데도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첫 삽도 안 뜬 GTX 청사진이나 내건 채 고층 아파트만 세워 올린다고 젊은 도시인들의 발길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에 발표된 몇몇 광역교통망 개선 방안이 차질 없이 실행되려면 중앙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서울시-경기도-인천시 등 수도권 3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행정’이 현실적으로 더 긴요하다.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운행, 지하철 건설의 실무 행정이 모두 지자체 소관이어서다.

교통인프라 개선이 서민·중산층에는 가장 실감 나는 복지증진일 수 있다. ‘출퇴근 복지’라고 해도 될 것이다. 3기 신도시는 ‘선(先)교통망 구축, 후(後)입주’로 가보자. 차제에 세 곳 지자체가 인력·예산을 다 대는 수도권교통본부도 활성화해보자. 그간 25조원이나 징수한 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 집행 내역도 투명하게 공시해야 마땅하다. 교통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 한국 수도권은 일본의 도쿄·오사카, 중국의 베이징·상하이와 다투는 메갈로폴리스 지역 경쟁에서도 얼마든지 앞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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