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영 경제부 기자) 기획재정부 간부들이 연말만 되면 촉각을 곤두세우는 ‘투표 결과’가 있습니다. 기재부 노동조합이 2004년부터 매년 연말마다 과장급 미만 직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닮고 싶은 상사’와 ‘닮고 싶지 않은 상사’ 투표입니다. 이런 투표를 매년 시행하는 곳은 전 부처 중 기재부가 유일합니다.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인 간부를 선정해 상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됐지요.
올해도 기재부 노동조합은 ‘2018 기재부 닮고 싶은 상사 투표 결과’를 20일 발표했습니다.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 5명, 과장급 11명 등 총 16명이 선정됐지요.
국장급 이상으로는 김병규 세제실장, 방기선 정책조정국장, 우병렬 대외경제국장, 이상원 복지예산심의관, 최상대 사회예산심의관이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됐습니다. 과장급은 권중각 재정집행관리과장, 김명중 예산정책과장, 김영노 서비스경제과장, 박준호 고용환경예산과장, 안상열 재정관리총괄국장, 오기남 안전예산과장, 이병연 문화예산과장, 이상윤 산업경제과장, 정향우 제도기획과장, 천재호 지역경제정책과장, 최한경 예산총괄과장이 뽑혔습니다.
이 중 김병규 세제실장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닮고 싶은 상사에 뽑혔습니다. 우병렬 국장, 김영노 과장은 최다 득표를 받았지요. 우 국장과 김 과장은 닮고 싶은 상사에 3회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업무 처리가 뛰어난데다 부하 직원들과 소통도 활발하다는 평가 덕분인 듯 합니다. 직원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한 방기선·최상대 국장, 이상윤·최한경 과장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요. 한편 올해 닮고 싶지 않은 상사 투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투표 결과에 대해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닮고 싶지 않은 상사를 뽑을 수 있는 기재부 직원들이 부럽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한 경제부처 사무관은 “세종시에 있는 대다수 사무관이 열심히 일하는데, 별 것 아닌 일로 인신공격을 하는 상사를 보면 울컥할 때가 많다”며 “투표를 하게 되면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상사들이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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