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플랫폼·KCGI 등 행동주의 잇따라…"성공 가능성 높아진다"

입력 2018-12-21 09:44   수정 2018-12-21 09:50



올해 토종 주주행동주의 펀드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내년에는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은 지난 6월 상장 인프라펀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를 상대로 행동주의에 나섰다.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은 운용보수 인하를 요구하며 맥쿼리인프라의 자산운용사 교체 안건을 들고 나왔다. 운용사 교체는 이루지 못했지만 기본 운용보수 인하는 낮추는데 성공했다.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이 처음 문제 제기에 나선 이후 지난 20일까지 4.45%(400원) 올랐다. 여기에 상반기 분배금 310원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7.9%로 올라간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는 지난달 15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주목받았다.

한진칼이 지난 5일 단기 차입금을 1600억원 늘리기로 결정하자 "감사선임을 저지하려는 조치"라고 이달 14일 의견문을 내는 등 반발했다.

KCGI는 "한진칼의 자산을 인위적으로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들은 상근 감사를 선임하는 대신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상근감사 선임 때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묶이는 반면 사외이사 중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는 주주 1인당 3%로 의결권이 제한된다. 한진칼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 중 감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KCGI의 감사 선임을 통한 이사회 진입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KCGI가 한진칼을 대상으로 행동주의에 나선 이후 한진칼 주가도 크게 올랐다. KCGI가 지분 취득 공시를 한 지난달 15일 이후 전날까지 이 회사 주가는 30.9% 올랐다.

내년에는 한국형 행동주의가 더욱 본격화되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실제 다양한 주주활동이 검토, 실행됨으로써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의 위상 강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본격화 ▲국민연금 연차별·단계별 주주권 행사 ▲상법 개정 추진 가속화 ▲국내 사모펀드 제도 개편 등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성공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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