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스타트업, 신흥시장으로 눈 돌려야

입력 2018-12-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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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弗 달할 동남아 디지털경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딛고 도전해야"

비벡 파삭 < 국제금융공사(IFC)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표 >



4차 산업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은 2030년까지 한국 경제에 4700억달러의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신흥시장에서의 기회를 포함한 것이므로 한국의 기업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전체 기업의 98%가 중소기업이며 노동인구의 절반이 중소기업 소속이다. 태국과 베트남은 등록된 전체 사업장의 99%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노동인구의 70%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신생 기업과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면 금융을 포함한 성장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첫 번째 요소는 디지털 경제다. 시장에서 살아남고 번창하려면 기술과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경제와 연결되면 기술과 혁신성을 활용해 수백만 명의 개인과 소규모 기업을 글로벌 시장에 연결시킬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경제는 전자상거래, 공유 교통, 사이버 물류, 온라인 여행 등을 통해 2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10년간 이 지역에 필요한 투자금액은 400억~500억달러로 추산된다.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위한 두 번째 요소는 인적 자본 또는 노동력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인적자본지수 순위에서 2위에 올라있다. 차세대 노동인구의 생산성이 빼어나다는 의미다.

마지막 요인은 자금지원과 금융이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10개 도시에서 200개의 스타트업 창업을 목표로 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의 목표는 2020년 말까지 1000개의 스타트업 창업을 도와 100억달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가와 투자자들이 신흥 시장, 특히 아시아에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기를 바란다.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스타트업과 기업가들이 넘어야 할 과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고의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국내 시장을 최종 시장으로 여기지 말고 국제적인 사고방식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높은 수준의 기술과 교육제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기업가들은 국제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투자 받고 국제적인 기업들과 거래하기에 적합한 사업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 1985년부터 100억달러 이상을 100여 개 한국 기업의 프로젝트에 제공한 국제금융공사(IFC)가 지난해 3월 처음 개최한 ‘이노베이션 데이’도 한국 기업의 국제화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였다.

혁신적인 기술이 미래 일자리의 열쇠가 될 것이므로 교육 시스템은 창의성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K팝을 비롯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보여준 성과들만 보더라도 한국은 충분한 창의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정신 양성을 위해서는 롤 모델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전자제품, 자동차에서부터 바이오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기반을 갖고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정부와 학계, 기업, 그리고 IFC 같은 기관들이 협력해 한국에서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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