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 첫날, 주말맞아 충격 미미…26일부터 충격 가시화

입력 2018-12-23 08:34  

미국 연방정부가 22일(현지시간) 0시부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가 일부 국립공원이 폐쇄됐지만 첫날의 충격파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셧다운 첫날이 주말이어서다.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25일까지는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이어서 오는 26일 연방정부의 업무가 재개돼야 셧다운의 충격이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백악관 비서실장을 대행하고 있는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 국장은 전날 밤 셧다운 돌입 직전 연방기관에 보낸 공지를 통해 "지출 예산이 부재함에 따라 '질서 있는 셧다운'을 위한 계획을 이제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WSJ은 "대부분의 연방정부 기관이 주말과 일요일에는 문을 닫고,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인 오는 24~25일은 연방 휴일"이라면서 셧다운에 따른 초기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셧다운으로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등 9개 부처와 10여개 기관,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는다. 지난 9월 말 국방부 등 일부 부처에 대해서는 1년 치 예산을 반영하는 등 연방정부 예산의 75%가량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전체 210만 명의 연방 공무원 가운데 80만 명이 셧다운의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국방·치안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공공 안전에 직결되는 필수 공무를 위해 80만 명 가운데 42만 명은 업무를 계속한다. 이들의 보수 지급은 셧다운이 해결된 후로 미뤄진다.

필수 공무가 아닌 분야의 약 38만 명은 무급 휴가에 돌입한다.

WSJ은 그러나 미집행 예산이 있는 연방법원 등 일부 부처나 기관들은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업무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 국립공원은 여전히 문을 연 가운데 일부 국립공원이나 대통령 도서관 등은 문을 닫거나 제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나왔다.

볼티모어의 맥헨리 요새,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즈버그 국립공원, 텍사스주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아칸소주의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등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주정부 차원의 예산 집행이나 기존 미집행 예산 등을 통해 애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유타주의 아치스·브라이스 캐니언·자이언 국립공원 등은 문을 열었다.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도 계속 개방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과거 워싱턴DC의 기능이 마비됐을 때 우리가 해왔던 것처럼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뉴욕은 세계가 우리의 힘과 희망을 볼 수 있도록 자유의 여신상을 계속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 측은 전날 미집행 예산이 남아있다면서 내년 1월 1일까지는 박물관과 동물원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텍사스주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도서관은 문을 열었지만, 기록물 관련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은 문을 닫았지만 식당은 개방하면서 '셧다운 스페셜' 메뉴를 제공했다.

메인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은 공원내 일부 화장실 폐쇄와 쓰레기 수거 중단, 제설작업 축소 등 긴축에 들어갔다.

콜로라도주의 록키마운틴 국립공원, 오리건주의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 등은 제설을 하지 못해 도로 접근이 차단되거나 제한됐다.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셧다운을 앞두고 지난 1월 셧다운 때와 같은 방식으로 가능한 한 시민들이 국립공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사흘간의 연방정부 셧다운 당시 미 국립공원의 약 3분의 2는 문을 열었다.

그러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반영을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민주당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셧다운 충격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첫 업무 시작일인 26일부터 충격이 가시화될 수 있다.

26일 업무가 재개되면 무급 휴가에 돌입해야 하는 연방 공무원들은 책상을 정리하고 업무정지에 들어간다는 안내문 부착 등을 위해 4시간이 주어진다. 이후로는 셧다운이 종료될 때까지 이메일 발송 등을 포함해 어떤 업무도 할 수 없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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