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2018년은 미국에 환상적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성명서나 기자회견을 통해 강한 비둘기파적인 색채를 보여주길 기대했던 여론에 던지는 파월 의장의 자신감이었는데, 그 안에서 두 가지를 읽을 수 있었다.
하나는 Fed가 미국 경기 확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Fed는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테고, 우리 증시의 상승을 바라고 있는 입장에서 들으면 아주 몹쓸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는 미국이 경기 확장을 지속해주는 상태에서 달러만 하락해 준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겠다는 희망적인 가능성이었다.
그런데 마침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국채 금리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가 하루 만에 급락했다. 지난주 목요일에는 10년물 미국 채권의 금리가 0.05%포인트 넘게 올랐다. 금 가격은 이에 따라 상승했고, 유가는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락했다.
일부에서는 장기물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가지고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들먹이며 세계 시장의 어려움이 코앞에 닥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긴축의 끝이 다가오면서 장기물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미국 물가가 심하게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유가가 그만 올랐으면 좋겠다. 달러 강세 때문에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자꾸 빠져나가니 “제발 좀 달러가 약해졌으면 좋겠다”라고 10월에 외치지 않았나? 그때가 왔다. 적어도 성장섹터라는 이름의 시장을 주머니에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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