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새 아파트 35만 가구 공급…수도권이 20만 가구 차지

입력 2018-12-23 18:17  

한국경제신문·부동산인포 300대 건설사 대상 공동조사

올해 대비 공급량 68% 증가 예상
서울 6만·경기 10만·인천 3만 가구
일반분양 물량은 22만 가구

내년 물량 절반은 올해 이월분
분양가 규제로 분양 미뤄진 탓
실질 공급증가 효과 미미할 듯



[ 윤아영 기자 ]
시공능력평가 300위 이내 건설사들이 내년에 35만여 가구의 새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공급물량보다 68%가량 늘어난 물량이다. 하지만 내년 공급물량은 올해 경기침체와 정부의 분양승인 규제 등으로 내년으로 넘어간 물량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공급 증가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분양예정 물량 절반 내년으로

23일 한국경제신문과 정보업체 부동산인포 공동으로 시공능력평가 300위 내 건설사의 ‘2019년도 분양계획’을 취합한 결과 전국 345개 사업장에서 총 35만510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조합원분 등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22만5855가구다.

내년 총 공급량(35만5108가구)은 2014~2018년 과거 5년 평균 공급실적(31만5602가구)에 비해 약 12% 커진 수치다. 내년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올해 분양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이월된 물량이 19만5057가구에 달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올해 초 분양을 계획했던 물량은 41만7000여 가구. 이 중 절반 정도인 22만2729가구만 실제로 분양됐을 뿐 나머지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청약제도 변경 및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으로 미뤄졌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청약제도 변경,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등으로 분양이 미뤄지는 사례가 많은 탓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울산, 경남 등은 올해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분양이 순연됐다면 서울 및 수도권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조율, 청약제도 변경 등이 분양 연기의 주된 사유”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대림·대우·GS건설 ‘분양 빅4’

건설사 중에서는 포스코건설의 내년 분양물량이 총 2만1942가구로 가장 많다. 건설사 중 유일하게 2만 가구를 넘었다. 2~4위 간 격차는 얼마 나지 않는다. 대림산업(1만8967가구), 대우건설(1만8077가구), GS건설(1만7968가구) 순이다. 현대건설(1만6993가구), HDC현대산업개발(1만6150가구) 등도 내년 분양물량이 많은 편이다. 중소업체 중에는 대방건설(1만6116가구)이 가장 많은 물량을 목표로 잡았다.

지역별 분양물량은 경기지역이 10만8797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된다. 서울 6만3084가구, 인천 3만6195가구 등 수도권에만 20만8076가구가 공급된다.

서울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물량이 차지한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3343가구), 개포동 개포1단지(3128가구), 서초구 무지개 재건축(1446가구), 방배5구역(3080가구), 반포동 신반포3차(2971가구) 등 올해 연기된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한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재건축’(1만2032가구),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425가구) 등도 관심 물량으로 꼽힌다.

수도권도 내년으로 분양 일정이 넘어간 물량이 많다. 위례신도시에서는 ‘힐스테이트북위례’(1078가구), ‘위례신도시리슈빌’(494가구) 등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검단신도시에서는 ‘검단신도시푸르지오’(1540가구), ‘검단신도시우미린더퍼스트’(1268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가장 많은 2만9719가구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대구 2만3223가구, 광주 1만8247가구, 충남 1만4443가구, 대전 8327가구 등이다. 올해 집값이 크게 하락한 울산도 821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은 25개 단지 중 17개 단지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다. 부산진구 연지동 ‘부산 연지2 래미안’(2616가구), 연제구 거제동 ‘거제2 주택재개발정비사업’(4470가구) 등이다. 28개 단지가 분양을 준비 중인 대구는 도남택지지구, 대구 테크노폴리스 등에 주로 분양이 집중돼 있다.

공급부족 해소될까

2015년 이후 최근 3년간 전국의 아파트 공급 실적은 감소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2015년 43만6846가구를 찍은 공급 물량은 2016년 37만9810가구, 2017년 26만6394가구, 2018년 22만2729가구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인구수와 가구 분화, 재건축 멸실 등을 고려할 때 연간 적정 분양 규모를 30만 가구 안팎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하향 안정기조가 뚜렷한 만큼 내년 공급예정 물량도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집값 하락이 두드러졌던 부산, 울산, 경남 등에서는 내년 입주 예정물량까지 많아 시장 상황에 따라 새 아파트 공급 시기가 더 늦춰질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최근 집값 상승의 진앙지인 서울은 내년 입주 물량과 분양 물량이 올해에 비해 늘어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입주물량은 4만3255가구로 올해 대비 19.8% 늘어난다. 2020년에도 4만1000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재건축 시장 규제로 공급물량이 감소세여서 통상 3년의 착공기간을 고려할 때 2020년 이후에는 입주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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