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다세대 주택 등 사들여
시세보다 30~50% 싼 값에 임대
청년·신혼부부 등으로 대상 확대
규제 완화…민간 공급도 활성화
[ 최진석 기자 ]
서울시가 내년에 다가구·다세대 주택 등을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 물량을 올해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임대주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던 취약계층 외에 청년, 신혼부부 등으로 혜택 범위를 넓히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시세보다 30~50% 저렴한 임대료만 받고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이르면 이번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매입임대 5400여 가구로 확대
24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 내년 매입임대주택 공급량은 5400여 가구로 늘어난다. 관련 내용을 포함한 ‘서울시 2019년 예산안’이 지난 14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매입한 물량(2500여 가구)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서울시는 2002년부터 주택 매입임대사업을 통해 저소득층에 주택을 공급해왔다. 매입 규모는 매년 1000여 가구였다가 올해 2500여 가구로 늘었다.
내년 매입임대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신규 사업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주택정책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청년층을 위한 청년매입임대(1700가구), 신혼부부매입임대(800가구)와 도시재생본부 차원의 ‘빈집활용 도시재생프로젝트’(빈집 매입·400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신규 사업을 통해 2900가구를 추가 매입하는 등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000가구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매년 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청년층과 신혼부부에게 주변 시세보다 30~50% 저렴한 임대료만 받을 예정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청년층 주거난 해소와 함께 임대료 상승 억제 효과도 불러올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빈집 매입 프로젝트도 내년 처음 시행한다. 우선 내년 매입 목표는 400가구로 2444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담당직원 수에 비해 첫해 목표 수치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지적한 시의회와 막판까지 예산 줄다리기를 했다”며 “SH공사에서 전담팀을 두고 빈집 매입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도시재생본부에서는 빈집을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커뮤니티시설도 조성하기로 했다. 필요에 따라 일부 빈집은 헐고 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내에 빈집으로 추정되는 수치가 1만8151가구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시가 빈집을 매입해 활용하면 슬럼화 방지는 물론 주변 주거환경 개선 및 지역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적률, 층수 규제도 완화
서울시는 19일 정부의 3기 신도시 공급 발표 당시 ‘2022년까지 8만 가구를 신규 공급하겠다’는 서울시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이번 주택 매입임대 사업 규모 확대도 8만 가구 공급 계획의 일환이다. 매입임대 외에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주택공급 활성화도 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도심지역 용적률 상향과 역세권 용도지역 상향 등을 통해 1만7000가구씩 총 3만4000가구 추가 공급을 예상하고 있다.
소규모주택 정비사업 등을 통해 1만5000가구의 추가 공급도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임대주택을 일정 비율 이상 건설하면 용적률과 층수를 완화해주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특별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조례안’도 20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소규모 주택은 대지면적 1만㎡ 이하 주택개발사업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자율주택 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 등이 포함된다.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공공과 민간지원임대주택을 전체 연면적의 20% 이상 포함해 건축하면 최고 층수를 기존 7층에서 15층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으로 소규모 정비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 관련 정비사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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