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당국 머리 맞댔지만 '레이더 갈등'으로 파열음 커져

입력 2018-12-24 17:51  

외교부 방문한 日 가나스기 국장
정부에 레이더 관련 사과 요구
"아베 정치 이슈로 활용" 분석도



[ 박동휘 기자 ] 지난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외교 당국자들이 24일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다. 양국 간 꼬인 관계를 풀기 위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냉기류’만 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선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아베 정부가 반한(反韓) 감정을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온다.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오후엔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면담했다. 양국 외교 당국자 간 대면 접촉은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를 위한 배상 판결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 간 서로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이번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분위기는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외교부는 ‘사실’ 확인 없이 일본 언론의 주장이 거듭되는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가나스기 국장도 우리 정부의 공식 사과를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언론은 자국 초계기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 상공에서 한국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레이더빔에 조사(照射)당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국방부는 인근 해사에서 조난당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초계기 식별을 위해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켰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인도주의적 구조를 위한 활동일 뿐 일본 측이 위협을 느낄 만한 어떤 조치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외교 당국자 간 협의에서도 ‘레이더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본 측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공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일본 전문가는 “아베 정부가 반한 감정을 정치적 이슈로 활용하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아베 내각은 최근 ‘불통’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 달 새 지지율이 5% 가까이 급락했다. 한 외교전문가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한·일 간 외교 관계 경색이 ‘레이더 갈등’으로 안보 분야 협력까지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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