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분야 우수기업
[ 심성미 기자 ] ‘하루 평균 공공급식 1만4000식, 고용인원 420여 명, 취약계층 고용률 68%.’
지난해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이 이룬 성과다. 식품업계에서도 지역사회와 상생의 꽃을 피우는 사회적 경제기업이 많다. 행복도시락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균형 잡힌 영양을 갖춘 메뉴와 위생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서울시 집밥프로젝트’ ‘행복플러스사업’ 등 지역 내 급식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모델도 내놨다.
장애인, 청년 등 자립 기반 도와
식자재유통 사회적 기업인 청밀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식자재 시장에서 착실히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먹거리를 통한 행복한 나눔’이라는 모토로 발달장애인과 취업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2008년 설립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 133억원을 달성했고, 43명을 고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직원 중 발달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이 22명으로 50%가 넘는다.
청밀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농산물전처리센터에서 월 450t에 달하는 농산물을 가공한다. 관공서, 복지시설, 어린이집 등 약 150곳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기업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을 통해 사회복지 기관과 기업에 맞춤형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후원받은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기빙팩토리’ 매장도 운영 중이다. 사회적 경제 우수기업인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와 지난 8월 공정무역 협약을 체결해 기빙팩토리 매장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9년 설립된 삼성떡프린스는 사회적 기업이자 장애인보호 작업장이다. 당초 청각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기술을 가르친 뒤 외부 취업을 연계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자체 취업의 길을 마련했다. 대형 떡집 프랜차이즈에 제품을 납품하는 등 ‘떡 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금술사는 청년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2010년 비(非)대졸 청년들이 일정 기간 성장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연금술사 프로젝트’라는 교육사업을 시작으로 케이터링 외식업체로 성장했다. 박진숙 연금술사 대표는 “처음엔 교육 사업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진로교육과 인턴십을 진행했지만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며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 기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2012년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연금술사는 현재 ‘소풍가는 고양이’라는 브랜드로 도시락, 모임상, 다과꾸러미 등 수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사회적 경제 우수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최근 새 메뉴인 수제 쿠키세트를 개발했다.
공정무역으로 저개발국 지원
복지유니온은 고령 친화 식품 제조와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한 식자재 유통 사회적 기업이다. 국내 처음으로 2013년 ‘효반’이라는 고령 친화 식품을 개발했다. 효반은 많은 고령자들이 겪고 있는 3대 섭식장애인 저작(씹는 기능), 연하(삼키는 기능), 소화 장애를 고려한 영양 균형식이다. 전국 80여 곳의 노인복지 시설 및 요양원에 공급되고 있다.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는 “고령 친화 식품은 결국 노인의 인권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고령 친화 식품이 발달한 독일 역시 노인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노인복지법이 개정돼 노인 인권 보호 조항이 마련됐다. 장 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고령 친화 식품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서비스 항목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저개발국가의 자립을 지원한다. 공정무역을 통해 베트남에서 캐슈너트 계피 카카오닙스 마루초콜릿, 필리핀에서 건망고 건파인애플, 코스타리카에서 커피 등을 들여온다. 저개발국 생산자들의 빈곤 문제 해결을 돕고 있다. 최근 국산 콩과 베트남 캐슈너트를 결합한 ‘페어데이 캐슈두유’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관계자는 “공정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가는 길은 하나의 여행”이라며 “공정한 세상으로 가는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협력 정신과 서로를 돌보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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